재무·USTR·상무 등 동시다발 협상
대통령실 "통화스와프는 진전 없어"
백악관OMB 찾아 '최종조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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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이날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까지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우리 정부가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막판 전력질주에 나선 모습이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전에는 미국 내 관련 부서들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인상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미국도 재무부와 USTR, 상무부가 긴밀히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미 통화스와프 등 협상 쟁점과 관련해 "외환시장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미국 측과 상당 부분 오해, 격차, 이해의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우리가 3500억 달러(약 497조원)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제안한 통화 스와프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 재무부와 우리 사이 통화스와프는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달러가 아닌 원화 계좌를 통한 투자 등 통화 스와프 외 다른 접근으로 한국의 외환시장 리스크를 줄이는 대미 투자 방안의 접점을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미국에 집결한 우리 경제 통상라인 수장들은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방문해 대미 투자펀드 관련 양해각서(MOU) 내용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OMB는 대통령의 예산 관리와 행정부 정책 집행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상황에서 행정 절차를 통과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다.
한편 이날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미국을 방문한다. 총수들의 방미 일정은 표면적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지만,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논의와 맞물려 '재계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