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등에 DS도 두 자릿수 성장
中 맹추격에 TV 점유율 격차 좁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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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잠정치(연결기준)는 각각 86조원, 12조1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31.8% 증가하는 등 당초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매출은 분기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 실적을 통해 공개되지만, 회사 안팎에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와 반도체를 맡고 있는 DS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내놓은 MX사업부와 DS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원대, 6조원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이 점쳐진다.
시장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이 예상되는 TV 사업으로 향한다. 3분기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와 생활가전을 맡는 DA사업부에 대한 증권가 영업이익 추정치는 2000억~3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세계적인 전방 수요 둔화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TV 사업의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TV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 4% 떨어졌다. VD사업부는 올해 2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7% 하락한 7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9.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다만 점유율 추이를 보면 TCL(13.7%), 하이센스(11.9%) 등 중국 브랜드와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모습이다. 3년 전인 2022년 1분기 삼성전자와 TCL,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각각 22.5%, 10.9%, 8.7%로 큰 차이를 보였지만, 현재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도 3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지만, 2022년 32.9%에 비해선 줄어든 상태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1분기 TCL과 하이센스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중국 브랜드들의 부상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기술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탄탄히 구축 중이다. LCD 등 보급형 제품군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기업들의 저가·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마이크로 RGB TV'가 대표적이다. RGB LED 칩 크기를 100㎛ 이하로 줄인 기술을 적용, 기존 LED(1000㎛)나 미니 LED(500㎛)보다 높은 명암비와 색 재현율을 자랑한다. 초대형인 115인치를 시작으로 점차 크기를 다양화해 수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