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건설업 고용 감소세는 지속
분기로는 '주36시간 미만' 취업자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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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1만2000명 늘어나며 작년 2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 등을 비롯한 정책 영향으로 도소매업(2만8000명 증가), 숙박·음식점업(2만6000명 증가)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개선되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향후 주식 상승세와 함께 소비 부진은 일부 완화되며 내수 부문 고용이 어느정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산업별로 살펴보면 고용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 고용 증가를 견인한 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60세 이상'이다. 이외에 민생 쿠폰의 영향을 받은 일부 서비스업에 편중된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지난달 30만4000명 증가했다. 대부분 공공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단기·임시 일자리가 많은 분야로, 제조업에 비해 고용의 질이 떨어진다. 특히 지난달은 의료대란이 어느정도 해소된 부분도 있다. 지난 9월 하반기 모집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총 7984명이 선발돼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76.2% 수준을 회복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노인일자리는 사회복지센터를 통해서 채용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잡힌다"며 "6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청년층을 비롯해 다른 연령층도 취업자수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고용의 질이 높다고 평가되는 제조업은 6만1000명 감소하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역시 8만4000명 줄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생산 부문의 고용 감소는 고용 시장의 질적 악화를 방증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업은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감소세가 지속되나,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 개선세 영향 등으로 감소폭은 전월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38만1000명 증가하며 전체 증가분(31만2000명)을 상회했다. 30대(13만3000명 증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모두 감소했다. 이 중에서도 청년층(15~29세)은 14만6000명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젊은 층은 놀고, 노인은 더 많이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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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취업자 수가 늘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하는 고용 감소는 분기별 흐름에서도 읽힌다. 올해 3분기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만6000명 늘었는데 60세 이상이 37만4000명 증가했고, 청년층(15~29세)은 17만5000명 감소했다.
특히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올해 3분기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수는 1915만0000명으로, 전 분기(2205만1000명) 대비 290만1000명이 줄었다. 반면 올해 3분기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수는 932만7000명으로, 전 분기(659만1000명) 대비 273만6000명이 증가했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 및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청년 고용여건 개선 노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기업 피해 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도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AI 대전환 및 초혁신경제 30대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구직·쉬었음 청년 맞춤형 지원, AI 중심 일경험·직업훈련 지원 등 고용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지역특화 채용박람회 등을 통해 취업정보 제공 및 기업-청년간 매칭 기회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비회복 모멘텀 확산을 위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차질없이 지급하고, 이달 29일부터 내달 9일까지 예정된 대규모 합동 할인축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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