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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 흔들… 다시 갈등의 문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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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0. 19. 13:54

이스라엘·하마스, 핵심 조항 이행 공방 격화…신뢰 붕괴 조짐 확대
화면 캡처 2025-10-19 130103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사망 인질 시신을 수색하는 모습 /AP 연합
가자지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에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오랜 기간 신뢰 붕괴로 휴전은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고, 인질 송환·라파 국경 통제·무장해제 문제까지 겹치며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현지시간) 늦게 사망 인질 시신 2구가 추가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휴전 1단계에 따라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을 석방했다. 그러나 가장 큰 갈등인 사망 인질 송환은 현재까지 이스라엘로 돌아온 시신 28구 중 이날 추가 송환을 포함하면 12구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했고, 하마스는 "전면 파괴된 가자지구 상황에서 수습이 지연되고 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인도적 사안에서조차 양측이 전혀 신뢰하지 않는 구도가 드러나며 협상 초반부터 분위기는 냉각됐다.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 개방을 보류하며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라파는 가자 주민이 외부로 이동하거나 구호 물자가 드나들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하마스가 합의를 이행하기 전까지 라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검문소 통제권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시신 송환 문제를 관철하려는 이스라엘의 계산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군사적 충돌도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 선언 이후 이스라엘군 위반 사례가 47건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군이 경고선을 넘은 차량을 사격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휴전의 신뢰는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안보 위협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으나, 하마스는 무력 대응의 구실로 활용하며 대치 국면을 길게 끌고 있다.

휴전 2단계의 핵심 의제인 하마스 무장해제는 향후 더 큰 난관으로 남아 있다. 하마스 정치국 인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무장해제를 예·아니오로 말할 수 없다"고 답하며 여지를 남겼고, 네타냐후 총리는 "무장해제 없이는 진정한 휴전도 없다"고 못 박았다. 1단계가 인도적 사안을 둘러싸고도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면, 정치·안보가 직접 연결되는 2단계는 더욱 복잡한 교착을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이번 갈등이 휴전을 즉각 붕괴시키진 않겠지만, 신뢰의 부재는 2단계로 갈수록 더 큰 충돌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민간인 공격을 감행할 경우, 휴전 합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결국 이번 휴전은 유지되고 있지만 안정적이지 않은 합의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인질 송환, 라파 통제, 무장해제라는 3대 난제가 여전히 '미해결 변수'로 남아 있고, 양측이 협정 이행 문제마저 서로를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하는 탓에 휴전의 구조적 불안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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