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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지역인재전형 되레 후퇴…정부 권고 미달 10곳 중 절반이 ‘글로컬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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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10. 19. 14:14

내년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 낮춘 12곳 중 7곳 글로컬대학…혁신 모델 취지 무색
정부 권고 60% 미달 대학 10곳 확인…교육부 "정원 조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
의과대학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송의주 기자
정부가 지방대 혁신의 핵심 모델로 내세운 '글로컬대학' 상당수가 내년도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제도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2025학년도보다 낮아진 대학은 12곳이다. 이 가운데 7곳이 글로컬대학으로 전체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2024학년도보다 비율이 줄어든 대학 2곳도 모두 글로컬대학이었다.

정부는 지방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내년도 계획상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은 10곳이었다. 이 중 절반인 5곳이 글로컬대학으로 확인됐다. 법정 의무선발 기준(지방대 40%, 강원·제주 20%)은 위반하지 않았지만, 정부 권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내년도 권고 기준 미달 대학은 가톨릭관동대(23.8%), 계명대(56.8%), 고신대(48.1%), 순천향대(44.3%), 연세대 미래캠퍼스(28.9%), 을지대(54.4%), 인제대(57.7%), 제주대(52.5%), 충남대(58.4%), 한림대(22.8%) 등 10곳이다. 이 중 순천향대·제주대·충남대는 올해 5월 이후, 한림대는 2023년, 인제대는 지난해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됐다. 지역과 상생하는 혁신 모델을 표방한 글로컬대학들이 지역 인재 선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제도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의대별 지역인재전형 비율은 2024학년도 49.49%에서 2025학년도 59.74%로 상승했다가, 2026학년도 59.04%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비수도권 의대를 기준으로 하면 49.5%→59.7%→59.0% 수준이다. 교육부는 국정감사 자료에서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일부 대학의 비율이 일시적으로 줄었을 뿐, 전체적으로는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별 편차도 컸다. 2026학년도 기준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78.57%, 가장 낮은 대학은 22.78%로, 두 곳 모두 글로컬대학이었다. 20%대 비율에 그친 대학은 전국 26개 의대 중 3곳으로, 모두 강원권 사립대였다. 또 한 글로컬대학은 전년 대비 12.35%포인트 늘렸지만, 또 다른 글로컬대학은 18.01%포인트 줄였다. '지방대 혁신'을 내세운 대학들이 동시에 최대 증가와 최대 감소를 보인 셈이다.

교육부는 "지방의대가 지역인재전형을 자발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지역인재전형 및 선발 현황을 추가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의원은 "정부 권고보다 낮거나 오히려 비율을 줄인 대학 다수가 글로컬대학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지방대 살리기와 국가균형성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컬대학부터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 정주 선순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교육부가 이를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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