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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인류 미래 개척 퓨처빌더로…할 수 있는 것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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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10. 20. 09:36

임직원들에 사내 메일 공지
"그룹 당면 경영환경 엄중"
사진. HD현대 정기선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HD현대
HD현대의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연 정기선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엄중한 대내외적 경영환경에도 조선·기계·에너지 전 영역에 걸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20일 HD현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사내 메일을 보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7일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37년 만에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를 부활시켰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이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우리가 수많은 위기의 순간들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 우리 그룹이 당면한 경영환경은 매우 엄중하다"며 "미-중 패권 경쟁과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고 운을 뗐다.

특히 조선업은 중국의 시장 잠식이 모든 선종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주력 선종인 LNG선의 글로벌 발주량은 작년 93척에서 올해는 지금까지 37척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컨테이너, 탱커 등 일반상선은 중국과의 선가 차이가 10% 이상 벌어져 오랜 단골 선주들조차 더 이상 한국에 배를 주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시장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기계 사업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영업 현장의 딜러들은 우리가 야심차게 개발한 소형 건설 장비도 현재 원가 수준으로는 판매가 어렵다고 말한다"며 "그룹 건설기계 회사들의 합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최근 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 회장은 이런 위기가 처음이 아니라며 "1972년 울산조선소 기공식 이후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전력을 다해 실행해서 결국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조선 사업에서는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조선소(FOS)라는 우리만의 조선소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가면서, 중국과의 원가 경쟁력 차이를 줄여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그밖에도 우리는 제조원가 경쟁력이 있는 해외 야드를 확보, 발굴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상황을 활용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기계 사업과 관련해선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계기로 양사의 자산을 한데 모아 최적의 글로벌 생산 체계를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뗐다"며 "앞으로 영업에 집중하고 인도, 브라질, 호주 등 신시장 개척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그는 "국내 정유 4사가 모두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정유사업은 불황 속에서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했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에 대해선 "공정 전반에 걸쳐 투입원료, 운전조건, 스팀·에너지 밸런스 등을 최적화하는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통한 원가 개선이 필요하다"며 분석했다.

최근 전력 소비의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는 전력기기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HD현대일렉트릭은 지금의 기회를 살려 근본적인 체력을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이번 기회에 경기사이클의 영향을 덜 받는 배전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자"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우리만의 DNA가 새로운 미래 주역에게 오롯이 전수되도록 돕는 일"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든 여러분과 만나 경청하고 소통하겠다. 새로운 생각을 주저없이 말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HD현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이를 시일 내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권오갑 전 회장을 언급하며 "정말 어려운 시기를 훌륭하게 이끌어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그동안 보여주신 헌신과 비전의 리더십을 깊이 새겨, 앞으로 HD현대의 발전과 성장을 꼭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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