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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자본 확대 약속한 증권가, 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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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10. 20. 18:12

정부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 맞춰
NH·삼성 등 기업금융 투자 본격화
안정적 공급 위한 건전성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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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화답하고자 모험자본 공급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앞다퉈 내놨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인가와 맞물린 만큼 실제 투자는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모험자본은 위험 요인이 큰 투자인 만큼,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단순히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028년까지 모험자본 공급 규모를 상반기 말 대비 4.3배가량 확대할 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 15일 윤병운 대표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모험자본 투자라는 금융투자업의 본질적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에 이어지는 행보다.

당시 윤 대표는 "그간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주력하며 단기 수익에 치중했고, 기업금융(IB)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만큼 발행어음과 IMA를 통해 확대된 자금이 부동산이 아닌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2028년까지 중소·중견·벤처투자, A0등급 이하 회사채, 신기술사업금융업 등에 총 5조원 규모의 자본을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딜 발굴·심사인력 확충과 운용기능 전담조직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순수기업금융과 모험자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보다 1년 앞선 2027년까지 발행어음 자산 내 모험자본 투자 비중 2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종민 대표도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게 조달 자금 대부분을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 범주에 해당하는 자산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30% 이하로 허용된 현행 규제보다 부동산 비중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안정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기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운용 조직 내 자체 인하우스 리서치 조직도 신설했다.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크레딧, 대체자산 등 실제 운용 중인 각 자산에 대한 심층 분석 자료 제공을 통해 마켓 타이밍을 고려한 투자 아이디어를 적시 제공하기 위함이다.

하나증권 역시 발행어음 인가와 동시에 즉각적인 모험자본 공급 확대가 가능하도록 시스템과 내부조직 정비를 완료했다. 현재는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디지털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충분한 준비를 통해 인가 첫해부터 발행어음 총 자금의 25%이상을 혁신기업 모험자본 공급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도 모험자본 확대를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다만 모험자본 공급은 투자 위험도(리스크)가 높아 증권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한 철저한 건전성(NCR)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진규 동국대학교 교수는 "모험자본 공급은 기존의 구조화금융, 메자닌, 사모펀드(PEF)·벤처캐피털(VC) 펀드와 같은 간접상품보다 훨씬 높은 시장·신용·운용 위험이 있다"며 "해외대체투자, PF 등 부실로 일부 증권사들이 자본 적정성에 문제를 갖고 있는 상황 속 보다 새롭고 강한 위험관리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서울대학교 교수는 "모험자본 등 위험성이 높은 투자의 경우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금융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으며,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 역시 "철저한 기업 실사와 단계별 투자, 외부 전문 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한 리스크 분산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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