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로 'AI' 첫 핵심 의제 포함
AI 인프라·민관 협력 등 합의문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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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제32차 APEC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2005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것으로, 태국·호주·뉴질랜드·베트남·홍콩·대만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 중국·일본·브루나이 재무차관이 참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미주개발은행(IDB) 등 국제기구도 참여해 역내 경제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정책 불확실성, 인구·기후 이슈 등 역내 여러 도전요인에도 불구하고, 연대와 통합이라는 APEC의 기본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회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어진 본회의에서는 세계·역내 경제전망, 디지털 금융, 재정 정책 세션을 주재하고, 마지막으로 논의 결과를 종합해 공동성명과 향후 5년간 역내 경제협력방향을 담은 로드맵인 '인천 플랜'을 21개 회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인천 플랜'은 재무장관회의에서 두 번째로 수립된 로드맵으로, 2015년 필리핀 세부 재무장관회의에서 수립된 '세부 액션플랜' 로드맵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향후 5년간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할 주요 주제(혁신, 금융, 재정정책,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기회)와 하위 의제들을 정한 것이다. 내년 중국을 포함해 앞으로 5년간 APEC 의장을 맡게 될 회원은 '인천 플랜'이 제시한 의제 중 해당 연도의 우선순위를 자유롭게 선정해 논의하게 된다.
특히 한국은 재무장관회의 최초로 AI를 핵심의제로 제시하며, AI 인프라 및 인재 개발, 민간 협력, AI 생태계 지원과 이를 위한 공조 필요성을 합의문에 담는 성과를 도출했다. 또한 R&D 확대 등 혁신 생태계 조성, 소상공인 금융 지원, 자본시장 선진화,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 등 한국의 정책 방향이 향후 APEC 경제분야 논의와 높은 정합성을 가질 수 있도록 협의를 주도했다.
또한 재무장관회의에서 산발적으로 다뤄오던 금융 포용 논의를 확장해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기회'를 '인천 플랜'의 단독 주제로 두기로 합의했다. 향후 APEC 경제분야 논의가 성장에만 집중되지 않고, 공정하고 포용적인 접근을 고려해 한층 풍부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재무장관들의 합의는 APEC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극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주요국 통상정책, AI 기술패권 경쟁 등 글로벌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상호 존중을 통해 정책 공조와 역내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논의의 장으로서 APEC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회의 기간 중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홍콩 등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양자 면담을 갖고 공급망 협력, AI 혁신, 구조개혁 등에 대해 폭 넓게 논의했다. 회의와 연계해 열린 기업전시회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디지털 전환·AI 혁신 △디지털 금융 및 금융포용 강화 △지속가능한 내일 등을 주제로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