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85%… 내년 상반기 완공
9조원 투입, 석화 업계 최대 투자
시장 둔화에도 효율로 돌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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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은 지난 2023년 9조2580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설비 신설을 골자로 한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완공 예정 시점은 2026년으로, 이후 에쓰오일은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로 석유화학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간다는 포부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전반적인 재편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들어서는 대형 설비다. 효율성을 극대화한 만큼 확실히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21일 울산광역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샤힌 프로젝트 건설현장에는 3곳으로 나뉜 공사 현장 중에서 48만㎡ 부지에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 스팀 크래커가 자리 잡고 공장 형체를 갖추고 있었다.
1년 전, 절반 정도만 갖춰졌던 공장 터가 어느새 공장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동안 뒤쪽으로는 프로필렌 분리타워, 에틸렌 분리타워가 위용을 드러냈다.
건설현장 관계자는 "118m에 달하는 프로필렌 분리타워를 들여오는 작업은 주변 가로등과 신호등까지 철거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무사히 설치를 마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공정률은 현재 85% 수준으로, 1년 전에 비해 50%포인트나 진전됐다. 현장 관계자는 "일반 토목공사와 달리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토목과 철골, 기계 등을 맞아들게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부에서 토목작업을 하는 동안 모듈을 제작해서 들여오면서 동시작업을 추진해 플랜트를 만들어내면서 빠른 작업 진행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180만톤), 프로필렌(77만톤), 부타디엔(20만톤), 벤젠(28만톤)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이 중 에틸렌은 대부분 자체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할 예정으로,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LLDPE 88만톤, HDPE 44만톤) 생산에 쓰인다.
잔여 유분은 국내 업체들에 공급하거나 해외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나프타분해설비를 통해 생산하는 기초유분 감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상 포함 여부를 떠나 샤힌 프로젝트가 탁월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새 설비로 오히려 공급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다. 아람코만의 신기술을 토대로 한 TC2C 설비로 유분 생산 수율이 기존 설비에 비해 3~4배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는 지역의 다운스트림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일 경우 기초유분의 수입이 필요한 구조"라며 "샤힌 프로젝트로부터 생산된 원료를 배관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해 수입물량을 대체함으로써 다운스트림 생산업체들의 적시 원료 조달과 물류비 절감을 가능케 하고 장기적으로 산단의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와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해외 고객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수입 증가가 예상되는 일본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마케팅으로 한국이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에서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