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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전월 말(42조4484억원) 대비 610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41조6869억원) 이후 최소치이며, 지난 5월 42조6571억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카드론 잔액이 감소한 건 '6·27 대책' 여파로 풀이된다. 카드론을 포함한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카드론 증가세가 멈췄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기타대출로 분류됐던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시키면서 대출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또한 지난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포함됐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상각했다는 점도 카드론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카드론이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가 카드론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2조6509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2조4009억원) 대비 10%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6월 이후 카드론 잔액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하반기부터는 카드론 수익이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카드론마저 흔들리면서 카드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8개 전업계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3조7722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34억원) 대비 7%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소비 둔화의 이중고로 카드사 수익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론과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더욱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비용 절감 뿐이라는 점에서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취급이 줄면 연체율 관리에는 긍정적일 수 있어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될 요인이 된다"면서도 "대외 여건 악화, 수수료 인하 등이 겹치면서 올해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