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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 배터리 소재 부진에도 ‘동유럽 분리막’ 투자 속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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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10. 23. 18:40

'적자 탈출' 위해 과감한 배팅
유럽 '고객사 다변화'로 반등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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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폴란드 분리막 공장 전경./SKIET
글로벌 배터리 소재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SK와 LG가 동유럽 분리막 생산기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폴란드 공장 투자 막바지에 들어섰고, LG화학은 헝가리에서 일본 도레이와 합작한 분리막 생산법인 지분을 인수하며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주요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가 밀집한 동유럽을 거점으로 삼아 고객사를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23일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 SKIET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폴란드 생산기지 완공에 필요한 자금 3조원 중 2조9000억원에 대한 투자를 마쳤다. SKIET는 올해 하반기 내 모든 투자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재 폴란드 생산기지는 일부만 운영중이며, 완공 시 생산능력은 연산 6억8000만㎡에서 15억4000만㎡으로 두 배 이상 뛴다.

LG화학도 동유럽 내 생산능력을 다지고 있다. 회사는 오는 12월 일본 도레이와 합작 설립한 헝가리 분리막 공장을 100% 자회사로 인수할 예정이다. LG화학이 도레이 보유 지분 50%를 가져오기 위해선 총 7119억4059만원을 쏟아야한다. 도레이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발을 뺐지만, LG화학은 막대한 투자를 감수하며 사업 역량을 키우는 그림이다.

분리막은 이차전지의 안전을 좌우하는 주요 소재다. 앞서 전기차 확산에 따라 시장 성장이 기대됐으나, 현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과 중국발 생산 과잉이 겹쳐 업황이 기울었다. 그럼에도 각사가 동유럽 생산기지에 공들이는 이유는 이 지역이 유럽 신규 고객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통하기 때문이다.

동유럽은 글로벌 완성차사와 배터리사 생산 시설이 몰려 있어 신규 고객사 발굴에 유리하다. 폴란드에는 LG에너지솔루션, 헝가리에는 SK온, 삼성SDI, EVE에너지 등 글로벌 배터리사가 자리잡았다. 올해 SKIET와 북미·유럽 지역 내 전기차·ESS 배터리 분리막 공급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기업 고션도 슬로바키아에 신규 공장을 건설중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비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한 CATL도 유럽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CATL은 헝가리에 법인을 보유했으며 데브레첸 지역에 100GWh 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SK와 LG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 분리막 사업의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특히 SKIET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98%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으며, 3분기에는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된다. 실적 반등을 위해선 매출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SKIET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 수요는 올해 7월까지 누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과잉 재고도 연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수요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ESS향 수주가 연말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업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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