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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쓴소리’…LG화학, 사업재편 압박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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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10. 23. 20:07

[참고사진]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LG화학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Pelham Capital)이 LG화학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며 경영진 보상제도 개편과 자사주 매입 확대를 제안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최근 LG화학 지분 1%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규모로만 보면 지배구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지적인 만큼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주가 부진은 사실상 석유화학 업황 영향이 큰 만큼, 사업 재편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팰리서캐피탈은 전날 주주서한을 통해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지분을 현물로 활용해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라"고 제안했다. 또 경영진 보상체계가 주주가치 제고와 충분히 연동돼 있지 않다며 보상제도 개편도 촉구했다.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요구지만, 결과적으로는 주가 저평가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현재 LG화학의 지배구조는 ㈜LG가 약 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주주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그러나 LG화학 주가가 최근 수년간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만큼, 주주서한 내용에 대해서는 경영진 모두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화학은 지난 5월 18만원대까지 주가가 주저앉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LG화학 주가가 저평가된 가장 큰 이유로 석유화학 업황 둔화를 꼽는다. 배터리 자회사인 LG엔솔 상장 이후 화학 본업의 실적 변동성이 부각됐고, 첨단소재 등 신사업이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으로 최근 들어 30만원대 중후반까지 상승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사업 재편을 앞당겨 실적 개선 기대감이 제기된 데다 행동주의 펀드 주장대로 자회사 지분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간접적 수혜가 가능한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효율적 활용 가능성을 높여 할인율 축소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이미 LG엔솔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확보한 자금으로 첨단소재 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면 시장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모회사인 LG그룹도 이날 열리는 사업보고회에서 주주가치 제고 관련 언급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룹 차원에서 사업 구조 재편과 투자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인 만큼, LG화학 사례가 그룹의 중장기 전략 논의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은 현재 신학철 부회장 체제 아래에서 '첨단소재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신 부회장은 2019년 취임 이후 올해로 7년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7년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앞서 LG화학은 기업가치 상향을 위해 2028년 자기자본이익률 10% 달성, 2030년 매출 5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매출 상승을 위해서는 전지재료 및 신약·지속가능성 분야 성장을 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배주주가 확고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전반적인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은 적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 및 경영진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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