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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거래소 문턱…신규 상장, 전년 대비 2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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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0. 23. 18:21

미래에셋·한투·대신증권 등
올해 스팩 주관 실적 '제로'
거래소 "엄격 규정 없다"지만
시장은 '허들 상승' 실감 중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올해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 심사를 강화하는 경향에 신규 스팩 상장 건수가 대폭 줄어든 배경이다.

스팩 합병 상장의 문턱이 높아지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한 스팩들이 시장에 적체되고 있다. 이에 기존 스팩의 합병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규 스팩 상장 건수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67개사로 전년도 같은 기간(84개사)와 비해 17개사(20.2%) 줄었다.

상장 감소의 주된 원인은 신규 스팩 상장의 급감이다. 지난해엔 30건의 신규 스팩이 상장한 반면 올해 신규 스팩 상장은 11건에 그쳤다. 스팩을 제외한 일반 기업의 신규 상장은 작년 54개사, 올해 56개사 등으로 비슷한 양상이다.

일부 증권사에선 신규 스팩 상장 휴업이 뚜렷한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건의 스팩을 신규 상장시켰으나 올해는 한 건도 없다.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2건에서 0건으로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팩 합병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증권사들이 신규 스팩 주관을 안 하려는 분위기"라며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청산되는 스팩이 늘어나면 주관사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규 스팩 주관 증권사들의 평균 합병 성공률은 48.1%에 그친다. 10개의 신규 스팩이 상장하더라도 5개는 스팩 종목으로 존치되거나, 3년 안에 합병할 비상장 기업을 못 찾아 청산 철차를 통해 상장 폐지되는 것이다.

스팩 합병 성공률이 저조한 요인으로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된 점이 꼽힌다. 스팩 합병을 시도하는 기업 중 상당수는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활용하는 회사인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합병 성공률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종합한 최근 14년간 스팩 합병 상장 기업의 실적 분석을 보면, 합병 기업의 76.0%는 매출액이, 84.1%는 영업이익이 본래 추정치에 미달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스팩 합병에 대한 심사가 엄격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스팩 합병을 더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규정이 있진 않다"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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