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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인용해 "미국과 일본이 인공지능·양자기술·원자핵융합·우주탐사·제약·반도체·5G 통신 등 첨단 영역을 포괄하는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트럼프 대통령 방문 기간 중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카이치 내각 관계자도 "이번 협력은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안보 동맹의 경제적 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국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생산 기반과 부품 조달망을 서로 보완하는 구조로 정렬하기로 했다. 일본은 소재·장비 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은 연구개발과 설계 분야를 주도하는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 관계자는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된 환경에서 미·일이 첨단산업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양측 모두에 공통됐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또 다른 협력 항목으로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공급망 재편을 꼽았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이후 미국과 일본은 희귀광물 확보를 위한 공동 투자 계획을 세웠으며, 양국 정책금융기관이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대사는 "희토류는 인공지능과 전기차, 방위산업 등 국가 안보 핵심 소재로, 미·일은 더 이상 중국 지배 체제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 분야에서도 협력각서 체결이 조율되고 있다.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조선 분야 실무그룹을 신설해 기술 혁신과 미국 내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 재협정의 일환으로 미국 조선산업 기반 강화에 일본의 민간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는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안보 중심 외교를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첨단산업 협력은 단순한 경제효과를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며 "미국과 일본이 기술 주도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양국은 동맹 그 이상이며, 핵심 기술을 공유하는 진정한 파트너"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번 기술협력 각서 체결은 경제 분야에서의 미·일 '자유주의 연대'를 구체화하는 실질적 성과로 평가된다. 방위, 산업, 에너지, 첨단기술을 망라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양국은 중국 견제와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 강화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