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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특수’에 숨통 튼 가전양판점, 연말까지 실적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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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10. 27. 17:55

으뜸효율가전지원 매출회복 이끌어
롯데하이마트 등 순수 영업익 개선
경험·구독으로 충성고객 확보 매진
롯데하이마트 고덕점
롯데하이마트 고덕점 전경. / 롯데하이마트
정부의 환급 정책과 기록적 폭염이 맞물리며 국내 가전양판점들의 3분기 실적이 모처럼 숨통을 틔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숨 고르기'가 구조적 침체 국면에서의 진정한 반전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같은 기간(312억원) 대비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해 3분기 발생한 221억원 규모의 부가세 환입(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의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이익이 일시적으로 부풀려졌던 반면, 올해는 순수 영업 개선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정부의 '으뜸효율가전 지원사업'이 매출 회복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7월부터 정부 주도로 총 2761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으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매 시 최대 30만원을 환급하는 제도다. 환급 혜택이 직접적인 구매 자극으로 작용하면서 냉장고·에어컨 등 대형가전 판매가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 7월 4일 제도 시행 이후 한 달간 롯데하이마트의 고효율 냉장고 판매는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전자랜드 역시 3개월간 에어컨 판매가 15% 늘었다. 해당 사업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대형가전 수요는 당분간 확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약 89만명 이상이 해당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면, 구조적 압박은 여전히 거세다. 온라인 유통의 확장과 제조사 직영점 강화로 양판점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LG전자 '베스트샵' 등 직영점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고, 네이버·쿠팡 등 플랫폼이 가전 판매를 흡수하면서 오프라인의 가격 경쟁력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부동산 수요 규제 강화로 이사·혼수 시장이 위축된 점도 소비 전반의 발목을 잡는다.

이에 양판점들은 단순한 판매 유통을 넘어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오프라인 특성상 가격 경쟁에서 이커머스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그 해법을 '고객 경험'에서 찾았다. 자체 브랜드(PB)·케어 서비스·구독 서비스로 이른바 '3각 혁신'을 내세워, 온라인 플랫폼이 취약한 영역을 정면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판촉사원 1300여명을 정규 채용하며 인력 전문성도 강화했다.

전자랜드는 '충성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MZ세대를 겨냥한 체험형 매장과 유료 멤버십 랜드500을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전략을 강화했다. 단순 거래를 넘어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유통 모델로의 전환이다.

증권가 전망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흥국증권은 "9.7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총 135만호 신규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한 만큼 중기적으로는 신규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르면 가전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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