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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韓 핵잠 건조 승인”… 후속 조치 속도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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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31. 00:00

지난 21일 장보고-Ⅲ 배치(Batch)-Ⅱ 1번 함인 장영실함이 진수식을 앞두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다음 날인 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요청한 사안에 대해 불과 하루 만에 내놓은 화답이다.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는 보수·진보진영을 가리지 않고 수십년 동안 역대 정권의 염원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핵잠수함 건조는 우리는 주권 사항이지만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나 미국의 기술지원과 핵연료 공급이 필요한 만큼 '승인'이라는 용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한국의 핵잠수함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장소까지 제시했다.

다만 향후 한국형 핵잠수함으로 바꿔 건조될 것으로 추정되는 장보고-III와 배치-III를 실제 미국에서 만들지에 대해 양국 협의가 완료됐는지는 미지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한미 간 추가적인 논의를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렇지만 한화 필리조선소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상징 격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를 한국 핵잠수함 건조 장소로 언급한 것은 중국의 견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디젤 추진 잠수함은 잠항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잠수함 견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통해 국방력을 강화하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인 일본 다카이치 내각의 발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수석조차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로 핵잠수함 도입을 깜짝 승부수로 던져 미국 승인을 얻어낸 것은 일단 외교적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핵잠수함 1척은 구형 디젤 잠수함 5척과 맞먹을 정도로 전략적 가치가 뛰어나다.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지원을 받아 핵잠수함을 건조 중인 상황이어서 우리도 한시가 급하다. 당장 우리의 독자적 우라늄 농축 및 원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도록 한미원자력협정부터 개정해야 한다. 조선·원자력 등 관련 기업들은 물론 예산 등 여야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우리 해군이 핵잠수함 건조에만 10여년이 걸릴 것이라고 할 정도로 갈 길이 먼만큼 후속조치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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