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미중 관세갈등 ‘봉합’…中 대비 배울 점 많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3001001346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10. 31.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다시 만났다. 6년 4개월 만이다. 양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격화된 미중 간 무역전쟁 현안의 타결을 시도했다. 미국 측은 11월 1일 시행하겠다고 밝혔던 100%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했고 마약 펜타닐 관련 중국의 조치를 고려해 미국이 트럼프 집권 후 추가로 부과해 온 관세(20%)도 10%로 내리기로 했다. 중국 선박에 부과된 관세와 수수료도 철회했다. 이에 호응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의 수입을 시작한 데 이어 희토류 수출 허가 제도의 확대 시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수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기반인 농민들을 겨냥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행 기내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10점 만점에 12점" 이라며 대만족을 표시했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미국산 대두만 해도 중국이 연간 어느 정도를 다시 구매하는지 '세부사항'을 지켜봐야 한다.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으로 곤경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일정 수량'만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이미 브라질 등 남미산 대두를 올해는 물론 향후 수년간 대량 구매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희토류 수출 금지만 해도 1년 뒤로 연기될 뿐이다. 미국이 100% 추가 관세 부가로 위협했지만 중국 측으로부터 큰 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것이다. 희토류는 전자제품·전기차·풍력·디스플레이·의료·국방 등 첨단 산업 전반에 쓰이는 전략 자원이다. 미국이 1년 뒤 중국산을 대체할 생산지나 생산 과정을 찾아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희토류와 대두라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꽉 잡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선을 넘을 때마다 이 약점을 건드릴 것이다. 무역 갈등의 주도권을 미국이 쥔 것이 아닌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무릎 꿇게 할 '실효적'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게 드러났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이번 회담 결과는 두 강대국의 적대적 무역 행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정도다. 무역전쟁의 일시 멈춤, 휴전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다. 시장과 주력·전략산업의 공급망을 더 확보하기 위한 양국의 소리 없는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보호무역 조치로 타격을 받은 뒤 '전시 때 마음가짐'으로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비해 왔다고 한다. 미 대선판도를 결정하는 중서부 표심을 흔들 대두 수입선 다변화와 첨단산업 패권을 좌지우지할 희토류 생산 확대 등의 조치를 꼼꼼하게 준비해 왔다. 미래 산업의 지형을 결정할 인공지능(AI)과 친환경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도 서둘렀다. 한국의 많은 통상전문가들까지 "중국 통상 인력의 수준과 준비 태세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얘기한다. 통상으로 먹고사는 우리는 얼마나 선제적으로 무역 갈등에 대비해 왔는지 의문이다. 중국의 무역 갈등 대비 태세에서 배울 게 많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