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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새벽 0시 59분경(현지시간) 52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 마자르-이-샤리프에서 가까운 쿨름 마을 남서쪽 22km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28km로 비교적 얕았던 탓에 피해가 컸다 .USGS는 지진 영향 자동 분석 시스템인 페이저를 통해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재난이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등급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발흐주와 사만간주 등 산악 지역이다. 사만간주 보건 당국 대변인인 사밈 조얀다는 로이터에 "오늘 아침까지 병원 보고를 취합한 결과 우리 주에서만 7명의 사망자와 15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샤라파트 자만 탈레반 공중보건부 대변인은 "부상자 대부분은 경미한 상처를 입고 초기 치료 후 퇴원했지만, 중상자도 있다"며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국방부는 지진 발생 직후 즉각 군 구조팀과 응급 지원팀을 발흐주와 사만간주 등 피해 지역으로 급파해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민들과 구조대가 무너진 흙더미 속에서 생존자들을 필사적으로 끌어내고, 시신을 수습하는 안타까운 영상들이 공유되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수도 카불과 북부 마자르-이-샤리프를 잇는 주요 산악 고속도로가 한때 폐쇄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복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마자르-이-샤리프의 상징이자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신성한 종교 성지 중 하나인 '블루 모스크(성스러운 사원)'도 일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서 공유되는 영상에는 모스크의 벽 일부에서 벽돌이 떨어져 나간 모습이 담겼으나, 다행히 건물 전체가 붕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 세기 역사를 지닌 이 사원은 이슬람 주요 축제 때마다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아프가니스탄의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곳이다.
아프가니스탄은 두 개의 활성 단층 위에 위치해 있어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농촌 지역의 가옥들은 대부분 흙벽돌과 나무로 지어져 지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린다.
탈레반 집권 이후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으로 재난 대응 역량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지진은 더욱 치명적이다. 불과 두 달 전인 8월 31일에는 파키스탄 접경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2200명 이상이 숨졌다. 또 지난 2023년 10월 7일 서부 헤라트 지역을 강타한 규모 6.3의 강진과 강력한 여진은 4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사무소는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 팀들이 현장에서 피해 상황을 평가하고 긴급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피해 지역 사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