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고 장마…제주선 늦은 열대야
10월 말부터 기온 급감하면서 겨울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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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10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16.6도로 근대적 기후 측정이 이뤄진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10월 평균기온을 보였다. 지난해 16.1도로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무더운 10월'을 보낸 것이다. 특히 지난달 6일 전남 완도(낮 최고기온 30.5도), 9일 충남 보령(30.8도), 11일 전남 고흥(30.4도) 등에선 10월인데 한낮 기온 30도를 웃돌면서 역대 10월 기온 신기록을 갱신했다. 제주 서귀포는 지난달 13일까지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1961년 서귀포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로 기록됐다.
올해는 10월까지 '가을 장마'가 이어지며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173.3㎜, 비가 내린 날(강수일)은 14.2일로 나란히 1973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평년 강수량(63.0㎜)의 2.8배, 강수일(4.9일)의 2.4배 수준이다. 9월까지 극심한 가뭄을 겪던 강원영동 지역도 강수량 408.2㎜, 강수일 21.3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0월에 이례적으로 덥고 많은 비가 내린 원인으로는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한 채 오래 유지된 점이 꼽힌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불어 들면서 기온이 올라간 것이다.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북서쪽의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면서 비가 많이 왔다.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자 마자 북서쪽의 찬 공기 영향이 강해지며 기온이 급감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18일엔 기온이 가장 낮을 때도 14.2도로 15도에 육박하다가 21일엔 기온이 4.8도까지 낮아져, 사흘 만에 일 최저기온이 9.4도나 떨어지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지난달 28∼29일 중부내륙과 경북북부를 중심으로 올 가을 첫서리와 첫얼음이 관측됐다. 서울과 대구 등의 가을 첫서리와 첫얼음은 지난해보다 9∼10일 일렀다.
기상청은 "올해 10월은 가을 같지 않았다"며 "특히 이례적으로 비가 자주 내리며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강릉에는 22일간 매일 비가 내리는 등 큰 기후 변동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11월부터 추위, 대설 등 겨울철 위험기상에 대비해, 신속하게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방재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