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묵화와 디지털 게임의 경계를 허문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3주년 협업이 예술로 기억될 장면을 만들어냈다.
니케 3주년을 맞아 한국 동양화 작가 신영훈이 참여한 '최후의 전장' 수묵화 프로젝트는 먹의 번짐과 여백으로 완성된 한 폭의 전투 장면으로 붓의 숨결로 구현된 최초의 니케다.
이번 작품은 니케 세계관 속 '나유타의 부름에 응답한 니케들이 퀸과 맞서는 장면'을 수묵화로 재해석했다. 검은 먹선은 니케들의 강인한 의지를, 흐르는 번짐은 전장의 격렬함과 동시에 보여준다.
◆ 니케...한국 동양화 작가 신영훈 작가와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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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훈 작가는 "먹이라는 전통 재료와 디지털 게임이 만난다는 상징성이 흥미로웠다"며 "특히 나유타의 동양적 세계관이 수묵화로 표현됐을 때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울림'은 실제로 완성된 작품에서 느껴진다. 퀸과의 결전을 묘사한 수묵화 속 인물들은 살아 움직이듯 긴장감을 품고 있다.
이어 신영훈 작가는 "강인한 의지를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붓질로 담았다"며 "수묵화의 정제된 아름다움과 깊은 울림이 디지털 게임 세계와 어우러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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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훈 작가의 작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은 공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장인이 뿜어내는 아우라 묵직하다", "이건 장패드로 나왔으면 좋겠다", "진정한 필그림이다", "니케랑 수묵화 너무 잘 어울린다", "굿즈로 내줄꺼죠"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다.
다큐멘터리 영상 속 신영훈 작가는 붓을 들고 종이 위에 전장을 그리며 디지털 그래픽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한 번의 선'과 '먹의 흐름'을 통해 캐릭터들의 내면을 담아냈다. 이 작업 과정에는 모니터 대신 종이가, 마우스 대신 붓이 그리고 혼이 있었다.
◆ 무신사 엠프티 성수로 이어진 전시와 옥외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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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수묵화는 벽화 형태로 재구성되어 11월 13일까지 무신사 엠프티 성수에 전시된다. 도시 중심에 '먹'의 흔적이 걸린 풍경은 보기 드문 장면. 강남대로와 홍대입구역 일대에 펼쳐진 옥외 광고 또한 이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필그림 어셈블, 최후의 전장으로 집결'이라는 메시지는 니케 3주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동시에 게임을 예술로 끌어올린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서브컬처 게임의 프로모션은 대개 화려한 그래픽과 감정선을 앞세운다. 하지만 이번 니케의 시도는 정반대의 결을 택했다. '먹'이라는 느리고 사색적인 매체를 통해 캐릭터의 강인함을 재해석한 것. 이는 한국적 정서와 게임 IP가 만나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감성 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