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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호주 주택 가격 사상 최고 경신…요인은 ‘첫 주택 보증 제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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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11. 05. 14:33

정부 보증금 지원 확대로 신규 구매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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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주택가/EPA 연합
호주 연방 정부가 첫 주택 보증 제도를 최근 대폭 확대하면서 현지 주택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5일 호주 뉴스닷컴이 보도했다.

지난달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가격 상승의 주 요인으로 첫 주택 구매자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첫 주택 보증 제도는 구매자가 집값의 5%에 해당하는 계약금만으로 주택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동안 매매가의 20%로 지불해온 계약금 중 나머지 부분은 정부가 보증해줌으로써 구매자가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하도록 돕는다.

일부 구매자는 2%의 자금만으로도 거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정부가 대출금의 15% 또는 18%에 대해 보증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매자는 매매가의 20%를 계약금으로 마련하기 위해 수년간 저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주택 담보 대출 전문 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제도 확대 이후 담보 대출 신청 건은 39.2% 급증했다. 수년 만에 첫 주택 구매자 지출이 급격히 늘었다.

퀸즐랜드주는 10월 대비 주당 평균 신청 건이 55.2%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그 뒤를 남호주(+45%), 뉴사우스웨일즈주와 빅토리아주(+34%)가 이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정부가 제도 시행을 다음 해가 아닌 올해 10월에 조기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순간부터 이런 현상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개정안에서 소득 상한선이 제거됐다. 시드니의 경우 보증금 지원 한도가 주택 가격 기준 최대 150만 호주달러(약 13억원)로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대부분의 첫 주택 구매자에게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먼저 진입하는 소수 구매자에게는 이점이 있지만, 대기열에 있는 다른 모든 이에게는 (가격 상한선 증가분만큼) 가격이 똑같이 올라갈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는 이들이 주택담보대출 보증금을 절약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빚을 지게 되는 셈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택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전국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6만5000호주달러(약 5800만원) 상승했다.

중개업자들은 이 제도로 인해 집값이 더 오르는 것을 우려하는 다른 구매자들 사이에서 포모(FOMO·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가 일어 주택 시장의 과열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이 제도에는 2007년 미국 시장 붕괴로 이어진 대출 관행과 유사점이 있다면서, 구매자가 자금을 더 많이 빌리도록 장려해 부채 기간을 연장한다고 지적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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