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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승제의 관상산책] 입벽복간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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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1. 05. 17:57

성승제의 관상산책 <1>
성승제
성승제 미래와학문연구소 소장
법 정책, 재정법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법학박사이면서 동시에 (관)상학에도 조예가 깊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성승제 미래와학문연구소(미학연) 소장이 본지에 "관상산책" 칼럼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관상은 상을 본다는 말이므로 상학자들은 관상과 상을 구분하여 쓰는데 모두에게 그렇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관상이란 단어를 그대로 쓰기로 한다. 칼럼의 특성상 호흡을 길게 갈 수는 없으므로 개념들을 짧게 정의하고 비유하거나 때에 따라 일화나 사례 등을 더하여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명한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이 지난 10월의 첫 날에 미국 LA에서 한국나이 기준 92세로 작고하였다. 법학은 초기 성문법들부터 이미 '만 나이'를 택하였다. 운명학은 '한국 나이'로 세는 것이 맞고 또 필요하다. 이하 모두 한국 나이 기준이다.

입벽복간(入壁覆肝)이란 말이 있다. 이마를 말할 때 뒤로 무너지지 말고 벽처럼 서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어도 사회에서 남부럽지 아니한 역할을 맡는 데는 충분하다. 더하여 복간시상(覆肝之相)의 모습을 얻으면 화룡점정이랄까 그렇게 될 수 있다. 이마가 도독하라는 뜻이 된다(두둑이 아니고).

물론 이런 표현만으로는 의미전달이 충분치 않다. 누차 연재될 여러 각도의 표현들을 눈여겨보면서 오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얻고 체화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한다.

제인 구달의 이마는 입벽복간하여 있다. 단순히 '입벽' 하기만 한 이마도 인생이란 레이스의 승자가 된다(이마의 구체적 유년은 15~30이므로 특히 그 시기에, 그러나 구태여 그때만이 이마의 영향을 입겠는가).

다만 상의 구체적 조건들의 구성에 따라 궂은 일 험한 일 등 만난을 돌파해야 하는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복간은 동물의 생간을 철퍼덕 엎어놓았을 때의 그 곡선처럼 이마의 형태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복간의 조건은 이마가 반듯하여야 하고 도독한 것이다(입벽한 이마처럼 평평하기만 하지 말고).

또 아무 흠도 없고 (상중하 3줄까지만 평행하면 좋았을) 주름이 어지럽게 교차하지 말 것이며 기울지도 않고 꺼지지도 아니하며 사마귀도 없고 그리고 넓어야 한다. 좁은 이마가 복간에 해당하기는 이치상 부합하기 힘들다. 동물의 생간을 형상하는 비유를 했는데 그 모습 자체가 면적이 넓다.

복간의 복(伏)은 엎드릴 복이지만 복 복(福)자 그 이상의 운명을 상징한다. 복간지상이 좋은 이유를 궁리하여 보면 그 이유는 두무악골(頭無惡骨)에 닿는다. 머리에 있는 뼈로서 나쁜 골(骨)이란 없다는 의미이다. 입벽한 이마보다 전체적으로 골이 솟은 것이 복간지상인 것이다.

이마 뼈 전체가 풍후하고 단정하게 융풍한 것이니 평생 복이 끊이지 아니한다. 입벽한 이마도 좋은 품질의 이마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입벽한 이마라 함은 이마가 섰지만 평평하고 단정한 이마의 모습인데, 이마가 이리하면 귀(貴)한 위치에 닿게 된다.

그런데 복과 귀는 또 틀리다. 복까지 갖추면 사실 객관적으로는 한 일도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큰 존경도 받고 삶의 길에서 흔들릴 일이 없다. 저명한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을 폄하하자면 침팬지 밥 준 것이 업적의 대부분이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아가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소득을 발생시킨 적도 없는 삶인 셈이었다.

한편 그녀 귀의 상학적 조건상 초년이 불리했다. 유년기부터 부모이혼 등 흔들림이 컸고 방황을 했는데 그 내용은 동물보호나 아프리카 등에 대한 과도한 관심들이었다.

복간지상이 탁월한 이마가 되는 조건들과 이유를 적었다. 복간지상을 갖는 존재는 인생행로를 단정하게 그리고 흔들림 없이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입벽한 이마는 꽤 있다. 복간지상은 사실 거의 없다. 그것에 일치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마의 실루엣이 그와 닮은 기미(!)만 지녀도 사회적 역할상 상층에 존재하는 사람이 된다.

실루엣만 복간지상 근처에 서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런 구별은 보는 눈을 연속하여 가다듬음으로써 느끼게 될 수 있다.

복간지상은 복이 넘치는 사람이다. 운명학에서 복(福)은 진정한 그 무엇이다. 복 있는 사람은 인생을 직선으로 간다. 이런 곳 저런 곳에서 테스트를 당하느라 시간을 지체할 리가 없다.

제인 구달은 학사 학위 없이 29세에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하였고 그 케임브리지대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33세). 그뿐만 아니라 2~3개가 더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독자들 중에 대학을 입학하지 아니하고도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은 없으리라.

/관상가

성승제 소장은…
관상가로 '월간역학'에 '신상전편산책'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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