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부동산 중심 구조 탈피 모색
자금집행 위한 금융지원 탄력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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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금융에 각각 110조원씩, 총 220조원을 투입한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최대 규모다.
투입 금액은 같지만, 차이점은 분명하다. 양종희 회장이 "생산적 금융의 불씨가 되겠다"고 강조한 KB금융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성장 프로젝트 발굴에 주력한다. 권역별 핵심 산업과 연계된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인공지능(AI)센터, 물류·항만 등 전략산업 및 사회간접자본(SOC) 복합 프로젝트 투자를 확대한다.
진옥동 회장의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반성을 바탕으로 내세운 신한금융은 반도체·에너지·지역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과 신산업 분야에 집중한다. 향후 5년간 경제상황과 산업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 자체적인 금융지원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자금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포용금융에서도 양사의 색깔은 뚜렷하다. KB금융은 서민·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로 나눠 금융·대출지원을 강화하고, 신한금융은 '브링업(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은행 대환)'과 '헬프업(고금리 서민대출 금리 인하·감면)' 등 자체 상생 프로그램을 중심에 두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국가 전략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 9월 출범한 'KB금융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중심으로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해 왔다. 향후 5년간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에는 총 93조원이 투입된다. 국민성장펀드 10조원과 그룹 자체투자 15조원, 전략산업 융자(기업대출) 68조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자체투자는 민간펀드 8조원, 증권·보험자본 4조6000억원, 인프라금융·벤처투자 2조5000억원으로 이뤄진다. 기업대출은 올해 11조9000억원에서 2030년 14조5000억원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KB금융은 '5극 3특 전략'(전국을 5대 초광역권과 3대 특별자치도로 재편)에 부합하는 지역 성장 프로젝트 발굴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산업은행과 함께 총사업규모 3조3000억원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금융 주선을 맡았다.
신한금융은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초혁신경제 전환과 민생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2030년까지 110조원을 공급한다.
자금 집행의 효율성을 위해 그룹 차원의 금융지원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산적 금융에는 93조~98조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을 제외하면 그룹 자체투자 10조~15조원, 금융지원 기반 대출 72조~75조원으로 가변적이다.
그룹 자체투자는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 영역을 중심으로 추가 투자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국민성장펀드를 뒷받침하고, 코스닥 상장 및 프리 IPO 단계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지원 기반 대출은 신한은행 중심으로 구성된 '초혁신경제 성장지원 추진단'을 통해 부동산을 제외한 일반 중소·중견기업에 공급된다.
양사 모두 부동산 중심 금융에서 탈피를 모색 중이다. KB금융은 투자금융(IB) 내 부동산금융 조직 축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신한금융은 생산적 금융 실적을 경영진 평가에 반영하는 등 금융구조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와 신한금융을 포함한 5대 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총 508조원을 생산적·포용금융에 투입하게 된다"며 "실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