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식품관·외국인 급증 효과
내년 4조 목표… 본격 글로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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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화점 역사가 또 한 번 새로 쓰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지난 7일 올해 누적 매출(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3조원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달성 시점을 지난해(11월 28일)보다 3주, 2년 전(12월 24일)보다 두 달 앞당긴 최단 기록이다. 명품 라인업으로 VIP 고객을 묶어두고 미식 콘텐츠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VIP 고객 확보가 강남점의 성장을 이끈 첫 번째 동력이다. 올해 강남점 매출 중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52%)을 넘어섰다. 불황에도 견고한 구매력을 보인 VIP 전체 매출 또한 8% 넘게 성장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구매 금액 500만원 이상인 고객 수가 10%가량 성장하며 우수고객의 저변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런 VIP의 충성도는 국내 단일 점포 기준 최대 규모의 명품 라인업이 있어 가능했다. 강남점에는 에르메스(4개), 루이 비통(3개), 샤넬(4개) 등 3대 명품과 구찌(6개), 디올(4개),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등 총 100여 개의 글로벌 명품 매장이 입점해 있다. 강남점 명품 매출은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베이비디올' '루이 비통 주얼리'의 국내 1호 매장, '오데마피게'의 국내 유일 매장 등 '최초'와 '유일' 타이틀은 VIP 고객이 이곳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0월까지 럭셔리 주얼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10년간 이어온 리뉴얼 투자의 정점으로 총 6000평(약 2만㎡)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도 완성했다. 지난해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프리미엄 푸드홀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올해 2월엔 16년 만에 리뉴얼한 '신세계 마켓', 8월엔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까지 차례대로 문을 열었다.
이 같은 대대적인 투자는 '식사'가 아닌 '미식의 경험'을 찾는 소비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읽은 결과다.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문화와 예술, 미식이 공존하는 '콘텐츠 공간'으로 진화시켰다. 결과는 즉각 나타났다. 재단장 이후 강남점 식품관 매출은 20% 이상 늘었고 K푸드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 매출도 71%나 급증하며 글로벌 명소로 거듭났다. 주말 기준 하루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는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시선은 '연매출 4조' '글로벌 TOP'으로 향한다. 일본 이세탄, 영국 해러즈 같은 글로벌 명품 백화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강남점 인근 지역의 신반포 메이플자이, 반포 트리니원 등의 신축아파트 입주가 차례대로 예정돼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신세계는 강남점의 '랜드마크 성공 공식'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센텀시티가 연내 2조원 달성이 예상되고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또한 올해 1조원 클럽 가입이 유력해 업계 최다인 5개의 '1조 점포'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은 "강남점은 매출 3조 조기달성이라는 성과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TOP백화점으로 올라서서 K백화점의 위상을 한층 높여 세계 속의 백화점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을 해 나가겠다"며 "강남점을 필두로 전국 주요 거점에서 지역의 랜드마크 점포들로 포진시켜 백화점의 경쟁력을 차원이 다른 레벨로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