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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규제도 못 식힌 강남 열기”…연말 서울 재건축, ‘브랜드 전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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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11. 10. 14:23

강남·마용성 ‘신고가’ 증가…핵심지 수요 ‘견조’
서울 다른 지역으로 상승세 확산 조짐
“브랜드 모시기” 주요 재건축, ‘불꽃 수주전’ 관측
‘송파한양2차 재건축’·‘금호21구역 재개발’ 등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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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금융 규제가 강화됐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한 '현금 부자' 중심의 매수세가 유지되며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핵심지의 견조한 수요와 가격 방어력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전역과 과천·분당 등 경기 주요 지역을 일괄 규제지역으로 묶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효과가 점차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연말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재건축 수주전'으로 확산될 것으로도 관측된다. 강도 높은 규제로 재건축 사업성 저하 우려가 남아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대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유치를 서두르는 조합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조합과 건설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연말 '브랜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15일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강남 3구와 마용성 등 인기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보면, 대책 발표 전(10월 1~14일) 강남 3구의 신고가 매매 수는 67건이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인 15~28일에는 108건으로 6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용산구의 신고가 거래 수도 2건 늘었다.

이렇듯 고강도 규제가 강남권에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이유로 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가 중심의 수요'가 꼽힌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한 상황에서 규제가 일시적이라는 인식까지 퍼지며 주요 지역 아파트 매수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강변과 강남권 중심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강남 가격 상승이 잠실·용산·성동 등으로 번지면서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와 '키 맞추기'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동작구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이 오르면 인근 잠실을 비롯해 용산 등을 거쳐 동작구 흑석·이수 등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확산한다"며 "벌써 동작구 일부 단지에서 호가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온기가 연말 재건축 수주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정비사업 대출 축소 △재당첨 제한(5년) 등으로 재건축 추진 동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규제 완화 기대감과 가격 회복세가 맞물리며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유치전'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각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규제 장기화로 △브랜드 신뢰도 △AS 품질 △디자인 완성도 등 비가격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조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현장에서는 '브랜드 맞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송파구 '송파한양2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지난달 24일 연 2차 시공사 입찰 설명회에 모두 참여했다. 1차 입찰 무산 후 두 회사의 재대결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공사비 6856억원을 들여 15개 동·1346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GS건설은 어반 에이전시·에이럽 등 글로벌 설계사와 협업을 앞세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미국 구조설계사 레라컨설팅과 손잡고, LPA·SMDP 등 해외 설계·조명 디자인 그룹과 협업을 준비 중이다.

서울 성동구 핵심 입지인 '금호2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2차 입찰 마감은 다음 달 15일까지로, 롯데건설은 1·2차 현장설명회에 모두 참여하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보였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도 지난달 30일 2차 설명회에 참석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곳 사업은 최고 20층·1242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를 짓는 대형 재개발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6158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이미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앞세워 서울 주요 재건축 수주에 성공했다. 이달 초 3702억원 규모의 '유원제일2차 재건축 정비사업'을 따냈으며, '써밋' 브랜드에 최고층 '49'를 결합한 '파로 써밋 49'로 제안해 선정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될수록 재건축 조합은 브랜드 신뢰와 시공 안정성으로 장기 자산가치를 판단한다"며 "결국 브랜드 경쟁력이 올해 수주 실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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