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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로이터·AP에 따르면 전날 밤 슈퍼태풍 펑웡이 필리핀 북동부 해안에 상륙하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140만 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에 따르면 태풍 펑웡은 중심부 최대 풍속 시속 185km, 순간 최대 풍속 시속 230km의 '초강력 태풍' 등급으로 9일 밤 루손섬 북동부 오로라주 디날룽안 마을에 상륙했다.
이번 태풍 펑웡은 올해 필리핀을 강타한 21번째 폭풍으로 불과 닷새 전 필리핀 중부 지역을 초토화시킨 태풍 갈매기의 파괴력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당시 갈매기로 인해 필리핀에서만 최소 224명이 사망하고 베트남에서도 5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펑웡 상륙에 총력 대응했다. 태풍이 상륙하기도 전인 주말부터 재난 당국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북동부 지역은 물론 수도 마닐라와 태풍 갈매기의 최대 피해 지역이었던 중부 세부주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 주민 140만 명 이상을 긴급 대피시켰다.
태풍은 9일 밤 상륙한 직후 밤새 루손섬 북부를 관통하며 엄청난 비바람을 뿌렸다. 이사벨라주 산티아고시에서는 주택들이 파손되고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다. 전신주들도 쓰러져 도로를 가로막았다. 주민 로미오 마리아노는 "밤새 강풍이 우리 집 양철 지붕을 때리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아침에 나와보니 집이 크게 파손돼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는 이미 태풍이 상륙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카탄두아네스주에서는 1명이 홍수에 휩쓸려 익사했고, 동사마르주에서는 1명이 무너진 주택 잔해에 깔려 숨지는 등 최소 2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패트릭 알렉시스 앙가라 오로라주 부지사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인해 최소 3개 마을이 완전히 고립된 상태"라며 "현재 평가 및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갈매기'와 '펑웡'의 연이은 강타에 이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3000만 명 이상이 태풍의 위험 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당국은 수도 마닐라를 포함한 20개 이상의 주 해안 지역에 3미터(약 10피트)가 넘는 "생명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폭풍 해일"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국내선 325편·국제선 61편 등 400편에 가까운 항공편이 결항됐으며 6600명 이상의 승객이 항구에 발이 묶였다.
태풍 '펑웡'은 10일 오전 필리핀을 빠져나가 남중국해로 이동 중이다. 이후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만 인근 해역으로 향할 것으로 예보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