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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지나가니…필리핀, 슈퍼태풍 펑웡에 2명 사망·140만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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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10. 11:43

ASIA-WEATHER/PHILIPPINES <YONHAP NO-3829> (REUTERS)
9일(현지시간) 필리핀 이사벨라주 카와얀의 한 대피소에서 태풍 펑웡을 피해 사전 대피한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불과 닷새 전 224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갈매기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슈퍼태풍 펑웡이 필리핀을 덮쳤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AP에 따르면 전날 밤 슈퍼태풍 펑웡이 필리핀 북동부 해안에 상륙하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140만 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에 따르면 태풍 펑웡은 중심부 최대 풍속 시속 185km, 순간 최대 풍속 시속 230km의 '초강력 태풍' 등급으로 9일 밤 루손섬 북동부 오로라주 디날룽안 마을에 상륙했다.

이번 태풍 펑웡은 올해 필리핀을 강타한 21번째 폭풍으로 불과 닷새 전 필리핀 중부 지역을 초토화시킨 태풍 갈매기의 파괴력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당시 갈매기로 인해 필리핀에서만 최소 224명이 사망하고 베트남에서도 5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펑웡 상륙에 총력 대응했다. 태풍이 상륙하기도 전인 주말부터 재난 당국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북동부 지역은 물론 수도 마닐라와 태풍 갈매기의 최대 피해 지역이었던 중부 세부주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 주민 140만 명 이상을 긴급 대피시켰다.

태풍은 9일 밤 상륙한 직후 밤새 루손섬 북부를 관통하며 엄청난 비바람을 뿌렸다. 이사벨라주 산티아고시에서는 주택들이 파손되고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다. 전신주들도 쓰러져 도로를 가로막았다. 주민 로미오 마리아노는 "밤새 강풍이 우리 집 양철 지붕을 때리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아침에 나와보니 집이 크게 파손돼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는 이미 태풍이 상륙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카탄두아네스주에서는 1명이 홍수에 휩쓸려 익사했고, 동사마르주에서는 1명이 무너진 주택 잔해에 깔려 숨지는 등 최소 2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패트릭 알렉시스 앙가라 오로라주 부지사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인해 최소 3개 마을이 완전히 고립된 상태"라며 "현재 평가 및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갈매기'와 '펑웡'의 연이은 강타에 이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3000만 명 이상이 태풍의 위험 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당국은 수도 마닐라를 포함한 20개 이상의 주 해안 지역에 3미터(약 10피트)가 넘는 "생명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폭풍 해일"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국내선 325편·국제선 61편 등 400편에 가까운 항공편이 결항됐으며 6600명 이상의 승객이 항구에 발이 묶였다.

태풍 '펑웡'은 10일 오전 필리핀을 빠져나가 남중국해로 이동 중이다. 이후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만 인근 해역으로 향할 것으로 예보됐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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