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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을 그리워 하며...” 로마 숭배자의 ‘아노117 팍스 로마나’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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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1. 11. 11:46

로마의 향기가 풍기는 초심자 친화적 경영 시뮬레이션
화려했던 로마의 황금기여. /인게임 캡처

 

'팍스 로마나'

'로마의 평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 표현으로 로마사에서 200년 동안 유지된 황금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는 로마 역사상 가장 긴 평화기였으며 제국의 영토도 크게 확장됐고 다양한 문화가 번성했다. 

이처럼 로마 제국은 유럽 문명의 틀을 마련했으며 지금까지도 문명의 잔재가 세계 역사 곳곳에 남아있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도 과거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며 로마의 역사를 배운 덕에 로마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로마 덕후'였다.

그리고 15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로마의 황금기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다소 낯선 경영 시뮬레이션에 대한 걱정과 낭만이 넘치던 로마의 황금기를 어떻게 표현했을지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는 와중에 아노117 팍스 로마나를 플레이해봤다. 

로마 시대에 여성 군주가 있었던가. /인게임 캡처
이번 버전에서는 캠페인 모드를 즐겼다. 

맨 땅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로마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캠페인 모드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캠페인 모드에 들어가면 남자와 여자 중 하나의 주인공을 고를 수 있다. 실제 로마에서는 불가능했던 여성 군주로서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 여자 주인공 마르키아를 선택했다. 

약간 이세계 소설스러운 로마시대의 여군주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로마 시대라지만 나이 세 배는 좀. /인게임 캡처
게임을 시작하면 주인공 마르키아 입장에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나이가 세 배나 되는 남자와 정략 결혼을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남편이 병이 들어 이렇다 할 결혼식도 제대로 못 하고 영지로 가게된다.

이 아프다는 남편은 게임 내내 얼굴도 제대로 구경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짜고짜 아무 것도 없는 영지에 각종 건물을 지으며 도시를 짓게된다. 험난한 나날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브루투스 이 녀석. /인게임 캡처
캠페인 모드에서 만족스러웠던 것은 로마 시대를 살린 설정과 몰입감있는 스토리였다.

게임을 하다보면 단어 하나하나에서 로마의 향기가 난다. 과거 '로마 덕후' 출신으로서 황제와 자유민, 평민, 원로원 같은 단어만 봐도 재밌었다.  

여기에 중간중간 이벤트에 등장하는 브루투스나 가이우스 등 실존 역사 인물들의 등장도 소소하게 몰입감을 높여줬다.

도시를 열심히 경영하고 황제의 심부름을 수행하다보면 황제 가족의 복잡한 가정사도 맞이하게 된다. 
어휴 맞춰주기 힘드네. /인게임 캡처

말을 잇지 못 하는 충격적인 진실. /인게임 캡처
여기서 주인공의 남편 티타니우스가 이미 사망한 상태라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말 그대로 시체와 결혼했다는 충격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설정이었다.

여기에 갑자기 황제는 딸과 말다툼을 하다가 심장마비가 와서 그대로 사망한다. 

혼란스러운 정국에 주인공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새로운 황제까지 부임하며 주인공은 기껏 키운 도시에서 쫓겨나 '알비온'이라는 새로운 영지에 파견된다.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했는가 왜 항상 인생이 이렇게 흘러갈까. /인게임 캡처
이제 주인공은 남편 티타니우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황제에게 들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도시를 훌륭하게 운영해 능력을 입증해야한다. 

기껏 힘들게 만든 도시를 버려야한다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경험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 번 도시를 운영한 덕에 이번에는 처음부터 완벽한 설계로 더욱 나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전반적으로 튜토리얼로서는 완벽한 구성이었다. 로마 시대에도 빠르게 몰입할 수 있고 게임의 각종 시스템도 어려움 없이 익힐 수 있었다. 

경험이 부족한 유저라면 캠페인 모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다양한 가이드를 해주기 때문에 초보도 순조롭게 도시를 경영할 수 있다. /인게임 캡처
개인적으로 아노 시리즈나 경영 시뮬레이션을 즐긴 경험이 적다. 도시를 운영한다는 것은 인구수 관리부터 자원 자급자족, 무역, 치안, 중장기 도시 계획 등 많은 역량을 요구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걱정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틈만나면 황제가 불러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키는 탓에 배를 타고 도시와 도시를 오고가야 한다. 높은 사람들을 상대로 적절한 처제술도 선보이며 살아남아야 했다.

이런 정신 없는 상황에서 게임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생각만큼은 어렵지 않았다. 아노117은 뉴비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가이드를 준비했다. 
여기서 시작하려니 좀 막막하기도 했다. /인게임 캡처

도시가 망해가도 당황하지말자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인게임 캡처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게임을 알려주다보니 다양한 요소들이 연계되어 도시를 이끄는 게임 방식이 엄청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보좌관이 꾸준하게 영지를 돌아보며 지금 당장 처리해야할 긴급한 사안들을 알려주고 도시를 잘 경영하는 가이드까지 해준다. 

중간중간 인구수도 부족하고 건물들이 방치돼서 부채가 쌓이기도 했지만 보좌관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역사에서 이름이 지워질 정도로 악독한 폭군처럼 행동하지 않는 이상 파산 당할 일은 없다. 안심하고 게임을 즐기자.

확실히 캠페인 모드에서 경험을 쌓다보니 게임의 전반적인 구조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진행할 샌드박스 모드도 걱정이 없어졌다. 경영 시뮬레이션 경험이 없거나 로마를 좋아하는 역사 덕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쉽고 친절하다. 

자칫 경영에 너무 빠져 시간 가는줄도 모르는 '타임머신' 게임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플레이 할 계획이다.
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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