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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당심’만 바라보는 정치, 그 끝은 파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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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승인 : 2025. 11. 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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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대표들이 연일 '당원'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제2 의 건국전쟁'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대표 경선 시절부터 당원주권정당을 내세우며 당심을 집중 공략했다. 두 대표 모두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러한 모습이 정치의 건강한 방향인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당 가입자는 1000만 명을 넘는다. 유권자 4명 중 1명이 당원일 정도로 당심은 그 규모만큼이나 거대하다. 하지만 정당은 당원들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정당의 본질은 국민 전체를 위해 정책을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조율하며 국가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을 보면 이러한 본질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원들도 국민의 한 부분이지만 당원들만 바라보는 정치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특정정당의 일원인 당원들은 자연스럽게 한쪽 시각만 바라볼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상대 정당에 대한 배타적 시각이 강화된다. 정치적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고 사회적 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당의 지도부는 당원들뿐 아니라 국민전체의 시선과 이해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의 현실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당의 지도부는 당심의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며 국민 전체를 향한 시선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

양당 대표들의 언행은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서로를 향한 '더 센' 말의 경쟁이 격상되면서 국민을 위한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이다 발언은 잠시 박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전략은 결국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피로감만 키울 뿐이다. 정치가 싸움터가 되면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국민의 신뢰는 점점 희미해진다.

정당이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정치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당원들의 눈높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당원들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통합과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잠깐의 인기나 당심 결집만을 목표로 삼고 반복적이고 자극적인 언사로 시간을 소비하는 정치가 지속된다면 결국 국민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당원들만을 위한 목소리가 아니다. 정치인으로서 국민을 위한 책임감과 언행, 정책의 진정성이다. 정치인들의 시선이 좁아질수록 정치와 국민 사이의 간격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국민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오늘날 거대 양당대표들의 모습은 우리 정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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