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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1억 달러 에너지 스캔들…젤렌스키 측근 ‘배후 실세’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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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11. 16. 10:23

민디치, 계약 대가로 최대 15% 뒷돈 요구
젤렌스키 "국영기업 쇄신, 재정 감사" 약속
UKRAINE RUSSIA CONFLICT <YONHAP NO-0394> (EPA)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과거 사업 파트너이자 측근인 티무르 민디치가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에너지 회사 에네르고아톰을 둘러싼 1억 달러(약 1400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리베이트 스캔들의 배후로 지목되며 우크라이나 정계와 재개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반부패 감시 기관인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이 15개월간 진행한 조사 결과가 이번 주 공개되며, 한 때 '그림자 같은 존재'로 알려졌던 민디치의 전방위적인 영향력이 드러났다.

민디치는 국영 원자력 회사 계약업체들에게 계약 수주 대가로 최대 15%의 뒷돈을 강요하고 횡령한 불법 자금을 유령 회사를 통해 세탁하고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민디치가 2025년까지 에너지 장관을 지낸 헤르만 할루셴코 등 고위 관료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보여주는 1000시간 분량의 도청 기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스캔들이 불거진 후 현 법무부 장관인 할로셴코를 비롯한 두 명의 고위 장관이 사임했으며 핵심 인물인 민디치는 해외로 도피해 궐석 재판이 예상된다.

민디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이어 왔다. 젤렌스키를 유명하게 만든 코미디 제작사 '크바르탈 95'의 공동 소유주였던 민디치는 대통령과 함께 생일을 보내고 같은 건물에 아파트를 소유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 당선 이후 민디치는 사업 영역을 우크라이나 핵심 산업인 농업 기업, 국영 은행인 SENSE 등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와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반부패 활동가들은 민디치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유착 관계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를 "에너지 부문의 그림자 실세"로 규정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본 사건과 연루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민디치에 대한 제재를 가하며 "국영 에너지 기업의 리더십을 쇄신하고 재정을 감사할 것"이라고 밝히며 반부패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NABU는 민디치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드론 제조업체인 파이어 포인트(Fire Point)와의 거래를 통해 최종 수혜자가 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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