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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울릉도 향한 맹목적인 비난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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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최성만 기자

승인 : 2025. 11. 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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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만 기자
울릉도 주민들이 '비계삼겹살'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울릉주민들은 지난 7월 모 유튜버로 시작된 A식당 '울릉도 비계삼겹살' 이란 영상과 B호텔 에어컨 고장으로 촉발된 바가지섬이란 수식어를 달고 5개월째 전국의 국민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잘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를 해야 된다. 실제로 논란이 됐던 A식당 사장이 진심으로 사과했고, B호텔 측도 입장문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울릉군은 A식당에 대해 행정처분 7일 영업정지와 남한권 군수가 언론 보도를 통해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며 여러 차례 자정노력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었다.

하지만 여론은 쉽사리 수그러 들지 않았다. 수 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울릉도의 'ㅇ'만 나와도 비판부터 시작한다. 정당한 비판은 군민 모두가 달게 받아 들여야 한다. 이 기회에 우수업체들은 손님맞이에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더 노력하고 지적된 업체들은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다만 '울릉도라서, '울릉도니까',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들과 카더라의 말만 듣고 하는 비판은 제대로 된 지적이 아니다. 오히려 마녀사냥쪽에 가깝다고 본다.

익명의 유튜버는 "유튜버들은 콘텐츠가 일상적인 방법으로는 구독자를 모을 수 없으니, 사실거짓 관계를 떠나 일단 뿌리고 쉽게 구독수를 늘리는 방법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고 귀뜸했다.

울릉도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올해는 변수가 없겠지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하려 했으나, 예기치 않게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며 "울릉도 내 소규모 업체들은 파산일보 직전이니, 제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직접 경험한 내용에 대해서만 언급했으면 좋겠다"고 읍소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취재하기보단 책상에 앉아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를 찾아 기사화하는 일부 언론사의 행태도 문제다. 울릉군 홈페이지만 들여다봐도 비계삼겹살 논란 이후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도배하듯 올려놓은 미끼성 글들이 수두룩하다. 일부 언론사들은 '그들이 이렇게 말했으니까'라며 사실확인 절차를 거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노력 없이 기사를 얻지만 파급력은 엄청나다.

이들은 울릉도에 한번도 오지 않은 사람도 있으며, 온갖 이유를 들어 확인되지 않은 말들을 옮기며 울릉도를 찾지 말아 달라고 울릉도 전체를 욕보이고 있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날마다 군 홈피 자유게시판에 울릉도가 바가자섬이며 울릉도 전체를 깍아내리는 막말로 도배 해도 어느 누구 쉽게 댓글로 반문 하지 못한다. 요즘 말로 신상털리거나 같은 부류가 되기 싫어서일 것으로 보인다.

인구 9000명에 자유게시판 조회수를 봐도 비정상적이다. 50만 인구의 경북 타지자체 포항은 자유게시판이 없다. 경주·구미·영덕 등은 자유게시판이 있지만 건당 조회수는 대부분 100회 미만이다. 유독 울릉군 홈페이지 게시판에만 자극적인 글이 올라오면 조회수가 껑충껑충 뛴다.

맹목적으로 울릉도를 비난하는 이들의 목적이 진정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들도 일부 유튜버들의 구독자 모으기처럼 집중조명을 받고 싶은 걸까. 그저 주목받고 싶어 올린, 검증되지도 내용의 글로 인해 울릉도 다수의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돌이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속담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최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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