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대미투자로 국내 위축 안되게” 李·재계 한목소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1601000822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11. 17. 00:01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한미 관세·안보분야 협상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와 관련해 재계와 만나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총수 7명을 초대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잘 조치해 달라"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되도록 국내 투자에 지금보다 좀 더 마음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시의적절한 발언이다.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은 이날 회의에서 대규모 국내 투자와 고용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내실 있는 후속조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한미 양국이 지난 14일 팩트시트와 동시에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면서 민간기업 중심의 1500억 달러(218조원)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 계획 실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을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며 미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제고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대미투자 확대가 국내시장의 공동화와 고용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날 회의에서 재계가 저마다 국내투자 확대방안을 내놓은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125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며 자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미국 수출과정에서 부담한 대미관세 25%를 전액 소급해 지원하는 상생방안도 내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초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는데 반도체 메모리 등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만으로도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9월에 약속했던 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씩 국내에서 고용하겠다"며 "연구개발(R&D)을 포함해 국내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날 기업의 R&D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의 '후순위 채권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R&D 개발 또는 위험영역 투자에서 우리 재정이 후순위 채권을 인수한다든지 손실을 우선순위로 감수하는 새로운 방식들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미 관세협상으로 공식화된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사업성 논란이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이 투자 대상에 포함되는지 등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다. 정부는 후속 협의에 신경을 쓰면서 국내산업 공동화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