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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유물 경매, 생존자 항의에 무산…“고통의 상품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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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11. 17. 15:47

Germany Holocaust Artifacts <YONHAP NO-0197> (AP)
독일 다하우 강제 수용소 기념관 내 유대인 추모비에 새겨진 다윗의 별.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 테러 통치 기간 동안 이곳에서 4만3000명 이상이 학살되고 20만명 이상이 수감됐다./AP 연합
폴란드 외무 장관은 독일에서 예정되었던 홀로코스트 관련 유물 경매가 생존자 단체들의 강력한 항의에 취소됐다고 밝혔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으로부터 경매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경매 취소 결정에 대해 독일에 감사를 표하며, 양국 장관이 "이런 스캔들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경매는 독일의 경매사 펠츠만이 17일 독일 서부 노이스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테러의 시스템(The System of Terror)'라는 제목의 이번 경매 컬렉션은 600개 이상의 품목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는 강제 수용소 수감자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 나치 비밀경찰의 식별 카드 등 홀로코스트 관련 유물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독일 dpa통신은 전했다. 문서에는 희생자들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윤리적 논란을 증폭시켰다.

경매 사이트에는 16일 오전까지 경매 관련 정보가 올라와 있었지만 오후 중반 해당 목록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아우슈비츠 위원회를 비롯한 생존자 단체들은 경매를 취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고통을 상품화"했다고 분노했다. 위원회 부회장인 크리스토프 호이브너는 "이 경매는 나치 박해의 희생자들과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격분시키는 파렴치하고 냉소적인 행위"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또 해당 유물은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 속한다"며 "단순히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 아니라 박물관이나 기념 전시회에 전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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