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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도미노 中 금융계, 경제 회복 최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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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1. 20. 14:07

소형, 지방 은행 등 파산 열풍 진입
대도시 금융계 악영향 받을 가능성 농후
G1 목표 中 경제에 최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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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거점을 둔 난징은행이 최근 파산하자 예금주들이 예금 인출을 위해 몰려들었다. 중국 금융계가 파산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징지르바오.
중국 금융계에 은행을 비롯한 금융 기관들의 파산 도미노 현상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의 상황에 비춰볼 때 당분간 이 바람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전 중국에는 약 4100여 개의 크고 작은 금융 기관들이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의 상황은 나름 상당히 괜찮았다. 조금 심하게 말해 절대 밑질 이유가 없는 돈장사를 했던 만큼 완전히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전체 경제의 4분의 1을 책임지던 부동산 산업이 지난 십수년 동안 누적돼온 거품의 폭발로 일거에 몰락하면서 상황은 일변했다. 부동산 관련 기업과 개인들이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현실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자 갑자기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만성적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과 돈맥경화(경제 현장의 유동성 악화) 등의 부정적 요인들이 이 현실에 기름을 붓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파산이 일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주로 지방의 중소형 은행을 비롯한 금융 기관들이 당하는 파산의 횡액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역시 통계를 살펴봐야 잘 알 수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의 200여 개보다 거의 두 배 많은 380여 개가 파산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구쥔하오(顧俊豪) 씨가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은 좋다고 하기 어렵다. 정부에서는 올해도 5% 성장을 주창하나 전체 경제 지표는 비관적이다. 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면서 지방 금융 기관들의 잇따른 파산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지방의 파산 열풍이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의 대도시로 본격 비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이 경우 대마불사라는 '불후의 진리'도 위력을 계속 발휘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올해 사실상 완전히 파산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 등에 채권이 많은 일부 상업은행들의 이름이 업계에서 구체적으로 거명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현재의 위기가 진화되지 않은 채 지속될 경우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올해 이후 매년 평균 5% 전후의 경제 성장률이 어려워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경우 2035년을 전후해 미국을 능가하는 G1이 되고자 하는 중국의 목표 달성은 어려워질 수 있다. 한마디로 금융계의 파산 도미노가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당연히 중국 금융 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금융안정보장기금을 통해 파산 도미노의 열기를 식히려는 행보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7조500억 위안(元·1460조 원)의 기금이 쌓여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최악의 경우 즉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흡수, 합병을 통한 금융 기관들의 통폐합 역시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조만간 2, 3선 도시의 기관들을 대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국이 효과가 괜찮다는 판단을 하게 될 경우 대도시의 거대 은행 등 역시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 금융계의 파산 도미노가 수습이 완전히 불가능할 정도로 최악 상황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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