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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감소에도 교사 증원…교육부 결정에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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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 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11. 24. 18:39

2026 임용고시 7147명 전년 대비 29% 증가
교육부 "고교학점제 과밀학급 해소 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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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박성일 기자
교육부가 내년도 중등교사 임용 선발 인원을 전년보다 1600여 명 늘리면서 학생 수 감소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현장에선 교육부의 정책을 놓고 단순한 발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2015년 337만 4217명이던 중·고등학생 수가 2025년 266만 9822명으로 70만 명 이상 줄었다. 특히 출생아 수 감소가 본격화한 이후 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되돌리기 어려운 하락 추세다. 성평등가족부 청소년분석센터는 2035년 중·고등학교 학생 수가 182만 4153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실시한 내년도 중등교사 임용 선발 규모는 크게 늘었다. 교육부가 올해 발표한 2026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사전 예고에 따르면 전국 선발 예정 인원은 7147명으로 지난 선발보다 1643명 많다. 앞서 교원 수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교육부의 기조와 달리 선발 인원을 증원한 것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과밀학급 해소를 증원 이유로 들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선택 과목이 늘면서 소규모 수업과 진로·융합 과목 운영에 필요한 교사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책의 취지와 인원 증원 간 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 한 고교 교사 이모씨는 "신규 임용을 늘려도 고교학점제로 인해 과목 선택을 받지 못하면 잉여 인력으로 전락한다"며 "단순 증원이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 한 중학교 교사 양모씨도 "교사를 많이 뽑는다고 자동으로 수업이 다양해지는 건 아니다"며 "인력을 늘렸으니 다양한 과목이 열린다는 식은 너무 단선적"이라고 지적했다.

'과밀학급 해소' 역시 선발 확대의 충분한 근거로 보기 어렵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교사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는 평균 13.8명이다.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치인 13명과 큰 차이가 없다. 교원 수급이 이미 국제적 평균에 가까워 '과밀 해소'를 근거로 대규모 증원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증원이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증원"이라며 "기본 방향은 감축이고, 행안부와 협의를 통해 정원 조정은 계속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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