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월세 눌러 살고, 서울 떠나고…10·15 대책에 임대차 시장 ‘출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4010012306

글자크기

닫기

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24. 16:38

10·15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비중 44%
전월세 매물은 10% 늘었지만…가격도 덩달아 뛰어
치솟는 매매·전월셋값에 '탈서울' 움직임 관측
공급 부족 우려 여전…시장 불안 당분간 지속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전경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매·전세·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 서울 구로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신모씨는 내년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양천구 목동으로 전셋집을 옮기는 것을 고민했지만, 결국 갱신계약권을 사용하기로 했다. 당초 대출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의 전월세 거래신고 정보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 37일간(10월 16일∼11월 21일)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은 2만여건이다. 이 중 갱신 계약 비중은 44.4%를 차지했다. 대책 전 37일 간의 갱신계약 비중(42.7%) 대비 1.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번 대책 영향으로 1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고, 규제지역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은 전세대출이 금지되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내집 마련' 등 이사 계획에 차질이 생긴 임차인들이 재계약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났다는 게 중개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새 학기 시작 전 이사 수요가 본격적으로 활발해질 참이지만 예년과 비교해 다소 매물 문의가 적게 들어오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전월세 매물은 증가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 수는 4만4055건으로, 대책 발표일(4만8502건)에 비해 10%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 물건 수는 7만4044건에서 6만1241건으로 17% 감소했다.

하지만 전월세 가격은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15대책 발표 직후 0.12% 올랐으나 10월 마지막주 조사에서 0.14%로 오름폭이 커졌고, 11월 들어서는 지난주까지 3주 연속 0.15% 상승을 보이고 있다.

오른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10·15 대책 후 임차인이 부담한 월세 평균액은 111만6000원으로, 대책 전 부담한 월세(108만8000원)보다 2.6%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이 출렁이면서 '탈서울'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에서 7751명이 빠져나간 반면, 경기는 7018명 증가했다. 기존 집값 상승과 더불어 전월세 가격까지 치솟는 등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자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서울 연접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실제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경기 부천(5억2505만원), 고양(5억1436만원), 김포(4억7026만원), 의정부(3억7401만원) 등 아파트 전세가격은 서울 아파트 평균(6억6378만원)과 비교해 최대 2배 가까이 저렴한 수준이다.

정부의 9·7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내 공급 부족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당분간 임대차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출 규제로 인해 하방 압력은 다소 있겠지만, 본격적인 이사철을 지나면서 전세의 월세화 등 중장기적인 임대차 비용 부담이 증가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께 발표 예정인 구체적인 주택 공급 대책 효과를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원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