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5, 출시 초기 3개월 연속 판매 상승… 승용 판매도↑ 기아 PBV 라인업 시장성 증명… 이후 출시 모델에 긍정적 경제성·효율성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확보
(사진 4) 더 기아 PV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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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V5./기아
기아의 첫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델 'PV5'가 출시 3개월 만에 국산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상용 수요를 중심으로 승용 소비자층까지 흡수하며 짧은 기간 안에 판매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향후 기아가 순차적으로 선보일 PBV 라인업의 시장성을 확인한 '선봉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기아에 따르면 PV5는 출시 첫 달인 8월 161대를 시작으로 9월 672대, 10월 1814대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10월에는 국산 전기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올라섰고, 수입 전기차까지 합해도 테슬라 모델 Y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업계는 PV5가 일반 승용 소비자층까지 흡수한 점을 판매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본다.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PBV 전용 플랫폼 'E-GMP.S'가 있다. 이 플랫폼은 구동계를 전방에 집중 배치하고 배터리를 하부에 두는 방식으로 평평한 플로어와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패밀리카 시장에서 요구하는 거주성은 물론 레저·캠핑 등 라이프스타일 수요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당겼다는 분석이다.
(사진 3) 더 기아 PV5에 적용된 E-G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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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V5에 적용된 E-GMP.S 플랫폼 전시물./기아
전기차 특유의 운영비 절감 효과도 수요 확대를 이끌었다. PV5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58km(배터리 용량 71.2kWh 기준)로 준수한 데다, 구매 보조금과 세제 혜택까지 고려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까지 낮아진다. 넓은 공간과 낮은 유지비를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기존 내연기관 SUV나 전기 SUV보다 체감 비용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PV5의 흥행은 기아가 추진하는 PBV 전략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상위 차급인 PV7, 이후 소형 모델까지 포함한 PBV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첫 모델이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 기반을 확보하면서 후속 모델의 시장성까지 끌어올리는 '선행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PBV 라인업은 결국 사업 모델 확장성이 핵심인데, PV5가 고객 기반을 확보하면서 기아의 PBV 생태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 2)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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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V5에 적용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기아
해외 시장에서도 PV5의 경쟁력은 확인되고 있다. PV5는 이달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2026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됐다. 적재 효율과 내구성, 비용 효율성 등 평가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상용차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해외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달에는 PV5 카고 모델이 최대 적재중량을 싣고 1회 충전으로 693.38km를 주행해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오르며 전기 PBV의 내구 성능도 입증했다.
업계는 PV5의 흐름이 단순한 신차 효과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라고 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PBV는 하나의 기본 모델에서 다양한 파생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확장성이 큰 차급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승용과 상용의 경계를 사실상 지우며 의미 있는 판매를 만들어내는 PV5는 그 자체로 중요한 시장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처럼 상용·승용 구분 없이 판매가 고르게 이어지는 모델은 드물며, PBV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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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EVO Plant East에서 생산 중인 PV5./기아
한편 기아는 PV5 흥행에 맞춰 PBV 전용 생산 인프라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준공된 화성 'EVO Plant East'는 9만9976㎡ 규모로 조성돼 PV5 패신저·카고·샤시캡·WAV(휠체어용 차량) 등 연간 1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27년 가동 예정인 'EVO Plant West'는 13만6671㎡ 규모로, PV7을 비롯한 대형 PBV 모델을 연 15만대가량 생산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기아는 이와 별도로 6만3728㎡ 규모의 PBV 컨버전 센터를 운영해 오픈베드, 탑차, 캠핑용 차량 등 PV5 기반 특화 모델을 제작하고 있다. 향후 PV7을 활용한 후속 컨버전 모델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 컨버전 센터가 파트너사 협업을 통한 품질 고도화와 대응 체계 구축의 중추 역할을 하며 PBV 생태계 확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