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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지표 연속 악화…연말 앞두고 소비·고용·심리 모두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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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1. 26. 05:53

소매판매·PPI·소비자심리 모두 기대치 하회
경기침체 신호 켜진 소비자 기대지수, 10개월 연속 80 하회
연준, 냉각되는 고용 vs 지속 인플레 사이서 12월 기준금리 결정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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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상점이 27일(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소매 판매 증가율·소비자신뢰지수·민간 고용 등 부정적인 미국의 경제 지표가 25일(현지시간) 잇따라 발표됐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9월 소매 판매가 7033억달러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8월 상승률(0.6%) 대비 0.4% 줄어 전월 대비 0.8% 감소한 5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를 밑돈 수치다.

◇ 미, 소비 둔화 확인…9월 소매 판매 증가율 0.2%, 4개월 만의 최저...생산자물가지수, 0.3% 상승

관세의 영향으로 차량·전자제품·의류 등 주요 품목의 구매가 위축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9월 소매 판매 지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한달 넘게 지연돼 발표됐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에 부합하는 수치로 8월 0.1% 하락에서 반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7%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올라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도매 물가로도 불리는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Holiday Shopping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전자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제품을 진열해 놓은 모습으로 20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P·연합
◇ 미 11월 소비자신뢰지수, 88.7%, 6.8포인트 하락...기대지수 63.2, 경기침체 신호 10개월 연속 80 하회

미국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이날 발표한 11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88.7(1985년=100 기준)로 전월(95.5) 대비 6.8포인트 하락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93.2)를 크게 밑돌았고,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며, 최근 5년 동안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한국 25% 등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 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특히 소비자의 단기 미래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63.2로 전월 대비 8.6포인트 급락했다. 기대지수가 80을 밑돌면 경기침체를 앞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여겨진다. 콘퍼런스보드는 기대지수가 11월까지 10개월 연속 80선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 및 노동시장 여건을 반영한 현재상황지수는 126.9로 전월 대비 4.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의 단지 1%만이 사업 환경이 '좋다(good)'고 했는데, 이는 10월(21%) 대비 무려 20%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일자리가 '풍부하다(plentiful)'고 답한 응답률은 6%로 전월(29%) 대비 23%포인트 급락했다.

앞서 미시간대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도 51.0으로 전월(53.6) 대비 2.6포인트 하락했으며 2022년 6월(5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면서 동월 사상 두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파월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해 4.00∼4.25%로 내리기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AP·연합 / 그래픽 = 박종규 기자
◇ 연준, 냉각되는 고용 vs 지속 인플레 사이서 12월 기준금리 결정 딜레마

이와 함께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0월 12일부터 11월 8일까지 4주간 미국의 민간 고용이 전기 대비 주간 평균 1만3500명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ADP는 "연말 소비 시즌의 고용 대목에 접어드는 가운데 소비 강도가 의문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일자리 창출을 지연 또는 제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지표를 종합하면 미국 경제가 중요한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냉각되는 노동시장,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 소비자들의 지출 속도 조절 및 할인 상품 탐색 움직임 등 여러 요인으로 뒤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노동시장 둔화 신호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9~1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치는 상반되는 요소다. 연준 위원들이 고용시장 지원에 중점을 둘 경우 금리를 인하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억제에 방점을 찍을 경우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WSJ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시의적절한 데이터 발표가 없어 경제 건전성 평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2.7%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은 84.4%였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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