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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R 작성부터 영상진단까지”…‘빅5’ 병원, 자체 개발 ‘AI’ 솔루션 도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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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5. 11. 27. 08:37

병원 자체 AI 개발로 맞춤형 기술 구현
EMR 자동화로 의료진 업무 부담 감소
영상의학 분야 AI, 신장 CT 분석에 활용
CMC GenNote 체험 사진 (1)
서울성모병원은 기존 AI 음성인식 시스템을 한층 강화한 'CMC 젠노트'를 현재 병원 내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서울성모병원
최근 '빅5' 상급종합병원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병원 내부에 도입하고 있다. AI 의료진단 업체의 기술을 제공받는 기존 방식으로는 파편적인 시스템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최근에는 병원이 직접 AI 기술을 개발·운영해 환자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고, 전자의무기록(EMR) 자동화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분석 시간을 줄이는 등 진료 효율을 높이고 있다.

27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상급종합병원들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한 AI 기반 EMR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면 의료진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EMR 작성을 자동으로 기록·요약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또한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연동해 응급 시 의료진 간 환자의 상태를 신속히 판단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흩어져 있던 AI 시스템을 병원 전산망에 연계해 '스누하이(SNUH.AI)'라는 단일 플랫폼을 개발했다. 스누하이는 지난 3일 공식적으로 오픈해 병원 내에서 활용 중이다. 이 플랫폼은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hari-q3'을 기반으로 EMR 자동 생성 기능을 실시간으로 지원한다. 현재 수술 예정 환자의 기저질환·검사 결과·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마취전 상태평가지와 퇴원기록지에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병리검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검토하는 검증 시스템에도 추가로 적용될 예정이다.

연세대학교의료원은 '와이낫(Y-Knot)'이란 AI 모델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세브란스병원에 도입했다. 와이낫은 유승찬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의 주도로 트랜스포머(신경망) 구조의 LLM시리즈인 Llama3-8B을 활용해 개발됐다. EMR 내 문서 초안이 자동으로 작성돼 시간 단축이 중요한 응급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AI 전문기업 '퍼즐에이아이'와 공동으로 기존 AI 음성인식 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 'CMC 젠노트(GenNote)'는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한 것에 더해 요약·서식 호출·차트 초안을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29일부터 병원 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내시경과 수술실에서 시범 운영 되고 있다. 잡음이 많은 병원 환경에서도 특정 의료진의 음성만 인식할 수 있고, LLM을 활용해 전문 용어까지 반영한 문서화를 지원한다.

영상의학 분야에서도 병원 자체 AI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장 CT는 위치와 구조가 복잡해 정상조직과 병변을 구분하는 데 시간이 걸려 AI 모델의 필요성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장 CT 영상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질환 분류의 정확도(AUC)가 1에 가까운 0.99로 측정됐다. 또한 동형암호(CKKS 스킴)를 적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도 정상·낭종·종양을 구분할 수 있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다. 병원은 향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 시 의료영상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신장 예후 관찰에 사용될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로 사구체여과율(GFR)과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등을 확인하면 한쪽 신장을 기증한 환자의 잔여 신장 예후를 관찰할 수 있다. 별도의 장치 없이 웹 기반 문항에 진단 결과를 입력하면 신속한 확인이 가능하다. 병원 측은 "현재 상용화를 위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병원 내 EMR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각 병원은 자체 AI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기술을 구현하려는 흐름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병원마다 의료 환경과 임상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맞춤형 AI 기술이 필요해 자체적인 AI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고 있다"며 "추후 AI 도입을 통해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와 속도가 향상되면 환자 안전 확보는 물론 중증 질환의 조기 발견과 예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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