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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순위보다 실속…엔씨소프트, 자체 결제로 유저 혜택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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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1. 28. 15:22

국내 게임사들의 '탈(脫) 앱마켓'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순한 수수료 절감을 넘어 그 절감액을 이용자에게 포인트나 할인으로 환원하는 '낙수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다. 

특히 장기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최상위권을 지켜왔던 엔씨소프트의 대표작들이 이 흐름에 합류하자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는 이제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더 이상 흥행 지표가 아닌 구글 플레이...무력화된 '매출 순위'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상위권을 유지해 온 '리니지M'의 매출 순위가 10계단 하락했다. 같은 기간 '리니지2M' 역시 25위까지 밀려났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11월 12일 자사 PC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리니지M'과 '리니지2M', '리지니W' 등에 순차 도입했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는 인앱결제액만 집계하는데 결제의 상당 부분이 이제 퍼플과 웹 결제 등 앱마켓 밖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 

엔씨소프트는 "전체 결제 금액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밝혔고,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급락은 '구글 매출 순위'가 더 이상 흥행 지표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에는 막대한 수수료 부담이 있다. 앱마켓 수수료 30%를 피하면서 '리니지M'에서만 매월 약 80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가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작에서는 이미 자체 결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지난 19일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아이온2'는 아예 자체 결제를 기본 탑재했으며, 매출의 90% 이상이 PC 플랫폼인 퍼플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정통 MMORPG 하드코어 유저층의 결제 주도권이 모바일에서 PC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매출 1위'라는 타이틀이 주는 마케팅 효과가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매출의 실질적인 집계 경로가 PC와 웹으로 이동하면서 앱마켓 순위는 사실상 모바일 인앱결제 비중만을 보여주는 '반쪽짜리 지표'로 무력화됐다"고 말했다.

◆ 앱마켓 낼 돈, 유저에게 준다...혜택으로 돌아온 '낙수효과'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은 기업 이익 개선을 넘어 유저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를 만들고 있다. 게임사들이 아낀 수수료를 리워드 형태로 유저들에게 환원하고 있기 때문.

엔씨소프트는 자체 결제 도입을 기념하여 '리니지W'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12월 24일까지 3만 3000원 이상 단일 상품 결제 시 10% 할인 쿠폰을 지급하며, 나아가 매 결제 건마다 결제 금액의 3% 상당 금액을 무료 코인으로 적립해준다. 

'리니지2M' 역시 퍼플 PC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구매 가능한 전용 상품을 선보이고 '리니지M'도 퍼플 PC에서 상품 구매 시 유료 결제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무료 코인이 적립된다.

주요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폰으로 결제하면 호구", "자체 결제하고 적립 코인으로 소모품 사면 사실상 할인받는 기분", "할인 쿠폰 받으려고 무조건 PC 켤 수밖에 없다"는 등 자체 결제 이용을 활용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크로스플랫폼 환경이 정착되고 유저들이 경제적 혜택을 위해 스스로 PC/웹 결제로 이동하면서, 앱마켓 독점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며, "이제 게임의 흥행 지표는 순위가 아닌, 자체 플랫폼을 통한 유저 리텐션과 결제율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결제 독립'은 당분간 수익성 개선과 유저 혜택 확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욱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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