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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발표된 첫번째 석화산업 재편안에 따라 당장 대산 산단에서 에틸렌 생산능력이 약 100만톤 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됩니다. 설비 가동에 따른 적자를 당장 줄일 수 있지만, 이미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이 더 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사업분할에 따른 일회성 비용 지출이 적지 않을 전망인데다, 당장 영업현금흐름창출력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율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단기 수급 전망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 수준은 제한될 것"이라며 "유형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세무상 이익이나, 자산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는 데에 따라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사업 설비보단 대외적 요인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국내 설비를 줄이고 생산을 감축한다고 해도, 문제가 시작된 중국 등 전세계적 공급과잉은 해소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대 석화단지인 여수나 울산 등에서도 사업 재편안을 내놓기 위해 골몰하고 있지만,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 또한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설비 효율화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은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은 정부 발표대로 나프타 생산량의 약 7.5∼15.2%를 감축하고, 감축 기간을 1년으로 가정하면 이에 따라 내년 산업생산은 3조3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 부가가치가 5000억원 에서 1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용도 2500∼5200명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결국 감축과 함께 줄어드는 생산 및 고용 충격을 보완할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기존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고부가가치를 지닌 첨단소재 등 새로운 사업을 발전시키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 공백을 메울 지원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당장은 NCC를 운영하는 모기업이 부담을 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올해 3분기에도 주요 석화업체는 적자를 기록한 상황으로, 롯데케미칼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한편 한화토탈도 3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화학은 3분기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4분기에는 손실이 다시 전망되고 있죠. 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과 세제 개선 등을 통해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업계의 자율적 체질 개선과 회복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