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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가마트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현지법인 '메가마트 홀딩스(Megamart Holdings, Inc)'의 신주 418만여주를 567억원 규모로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메가마트 자산총액(4742억원) 대비 약 12%에 해당하는 거래다.
이번 거래는 지분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 법인 메가마트가 보유하던 미국 사업법인 'Megamart, Inc' 지분 전량을 메가마트 홀딩스에 출자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받는 구조다. 메가마트 측은 취득 목적으로 "미주법인 간 지분교환을 통한 지분구조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한국 법인 메가마트가 미국 Megamart, Inc과 메가마트 홀딩스를 직접 소유하는 구조였다면, 이번 개편으로 '메가마트 → 메가마트 홀딩스 → Megamart, Inc'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가 됐다.
이는 향후 사업 확장에 유리할 것으로 풀이된다. 필요 시 메가마트 홀딩스 산하에 별도 법인으로 신설할 수 있고, 미국 내 유통업체를 인수할 경우에도 메가마트 홀딩스가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 각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리스크를 분산하고, 메가마트 홀딩스 차원의 투자 유치나 자금 조달도 용이해진다.
메가마트는 지난 2010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미국 1호점을 연 이후 2021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에 2·3호점을 잇달아 출점했다. 올해 4월에는 캘리포니아 데일리시티 세라몬테 센터에 6900㎡ 규모의 '자갈치' 매장을 열었다. 오픈 주말 4만90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자갈치 매장은 토니 유 미쉐린 셰프가 이끄는 한식당, 오이스터바, 직접 만든 김치·반찬 코너, K뷰티 섹션까지 갖춘 K푸드 복합문화공간이다. 단순 식료품 판매를 넘어 한국 식문화를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 미국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자갈치라는 이름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따온 것으로, 메가마트가 1975년 부산의 생필품 유통업체 동양체인을 인수하며 유통업에 진출한 뿌리를 상징한다. 농심은 1987년 '자갈치' 상표를 등록하고 과자 제품까지 선보이며 38년간 이 브랜드를 지켜왔다.
이번 미국 사업 재편은 농심 오너 3세의 글로벌 사업 주도권 강화와 맞물려 있다.
비상장 유통 계열사인 메가마트는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의 3남 신동익(65) 부회장이 지분 56.15%를 보유하며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매출 3868억원, 영업손실 48억원을 기록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말 메가마트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섰다. 대신 서창헌 대표이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장남 신승열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메가마트 이사회는 서창헌 대표, 신동익 부회장, 신승열 본부장 3인 체제로 운영된다.
신승열 본부장은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에서 쌓은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메가마트의 미국 사업 확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수직계열 체제는 향후 여러 매장이나 브랜드를 산하에 둘 수 있는 구조"라며 "미국에서 K푸드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다양한 옵션을 열어두기 위한 구조 정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