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제2의 중동붐’ K-방산 만든다…중동 진출 ‘초읽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09010005053

글자크기

닫기

한대의 기자

승인 : 2025. 12. 09. 16:58

K-방산, 가격·납기·기술력 삼박자로 중동 방산 시장 확장
FA-50 경공격기·K9자주포·K2전차·천궁-II 방공망 '패키지' 마케팅
가을 하늘 비행하는 KF-21<YONHAP NO-2792>
지난 10월17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국산 첨단전투기 KF-21이 비행하고 있다. /연합
최근 중동 지역에서 군사 장비 현대화 수요가 폭증하면서, 'K-방산'이 또다시 수출 호기를 맞았다. 걸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들이 노후한 전차·장갑차, 자주포 등 무기체계를 대규모로 교체하려는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6개국(GCC)은 지정학적 긴장 및 주변국과의 군사 경쟁 심화로 인해 '신속한 무기 교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방산 기업들은 유럽에 이은 중동 방산 시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방위 시장 규모는 2025년 391억8000만달러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473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동 지역은 국방비 지출이 급증하면서, 지역 전체 방산 수요가 한층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UAE, 이집트, 쿠웨이트 등 걸프권 국가들이 기존 서방 무기 의존에서 벗어나 '대체 공급처'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사우디와 UAE 등 중동 국가들은 공군 전력 현대화를 위해 KF-21 토네이도와 F-15, 미라주 전투기 등을 비교중에 있다. 이외 육상 장비들인 현대로템의 K2(흑표) 전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전차 등도 주요 중동 국가들의 도입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이른바 'K-방산 4사'가 중동 진출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무기체계의 가성비, 납기(공급 속도), 그리고 기술력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과거 미국·유럽, 중국 무기에 의존하던 중동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실제 국내 방산 업체들에서는 기존 특정 지역(폴란드·필리핀·인도 등)에 편중됐던 수출 포트폴리오를 중동, 유럽, 아시아 등으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기술 이전·금융 지원이 포함된 패키지 형태'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생산기지인 이집트를 앞세워 주변 국가들에 대한 마케팅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병과 방공망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매력적인 가격으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UAE에 수출하며 명품 무기로 알려진 다연장로켓 '천무'를 중심으로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의 장거리 요격체계 L-SAM까지 패키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한화시스템은 UAE 국영방산기업 에지와 L-SAM 통합 방공망 협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이라크 방산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라크는 미국산 M1A1 에이브럼스와 구소련제 전차의 노후화로 전차 현대화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가 교체할 것으로 알려진 전차는 모두 250여대로, 이를 K2전차로 모두 대체할 경우 65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다.

KAI는 항공 전력 현대화에 나선 이집트와 FA-50 경공격기 수출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의 F-16 전투기를 보유한 이집트는 호환성이 높은 KAI의 FA-50 경공격기의 도입을 원하고 있다. 협상에 성공한다면, 최대 100대의 FA-50 경공격기 도입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현재 KAI는 이집트에 FA-50 36대를 1차로 수출하고, 나머지 물량은 이집트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집트의 FA-50 경공격기 도입이 성사되면 향후 KA-21 '보라매'의 차세대 전투기 중동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3조5000억 규모의 중거리·중고도 요격 체계인 천궁-II(M-SAM) 이라크 수출을 앞세워 중동 국가들에 대한 마케팅에 나섰다. LIG넥스원은 2022년 UAE와 22억달러, 2024년 사우디와 33억달러, 이라크와 28억달러 규모의 천궁Ⅱ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4년 100대 무기 생산 및 군사 서비스 기업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통의 방산 강국인 독일에 이어 10위 자리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중동 시장 장악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10~20년은 제2의 중동 붐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대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