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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등 IP 협업이 ‘에잇세컨즈’ 새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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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2. 16. 16:45

인터뷰 MD 최재연·DS 이수현 프로
사진 3. 에잇세컨즈 X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상품 화보
에잇세컨즈 X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상품 화보./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IP(지식재산권) 협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기획·디자인·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협업을 고도화하면서, K-컬처를 매개로 한 글로벌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와의 협업은 에잇세컨즈 IP 전략의 전환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에잇세컨즈는 올해에만 총 7건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플루언서 수스, 포켓몬, 슈즈 브랜드 네거티브쓰리, 유니버설 뮤직, 디자이너 브랜드 민주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 싱어송라이터 우즈까지 협업 대상도 콘텐츠·음악·디자이너 브랜드 등으로 폭넓다. 2024년 2건에 그쳤던 협업 규모와 비교하면 양적·질적으로 모두 확장된 모습이다. 올해 협업 상품 공급 금액은 전년 대비 약 70%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옥에서 만난 에잇세컨즈 케데헌 협업 담당 MD 최재연 프로는 "에잇세컨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로서 K-컬처를 대변하는 인물과 IP와 다년간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케데헌 IP가 국내외 고객들에게 K-팝과 K-패션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에잇세컨즈 측에서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케데헌은 K-팝 아이돌 세계관과 액션 판타지를 결합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 공개 직후 글로벌 팬층을 빠르게 확보했다. 최 프로는 "기획 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선례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라며 "명동과 동대문에 나도는 굿즈나 가짜 제품들을 보며 60%는 자연스럽게, 40%는 새롭게 만들어내면서 시장에 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2. 에잇세컨즈 MD 최재연 프로(오른쪽), 디자이너 이수현 프로
최재연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MD 프로(오른쪽)와 이수현 디자이너 프로./삼성물산
이번 협업의 총 상품 수는 의류와 액세서리를 포함해 67종에 달한다. 티셔츠, 니트, 아우터, 파자마, 가방, 액세서리 등으로 라인업을 넓혔다. 프로젝트에는 디자인, 그래픽, 소싱, VMD, 마케팅 등 약 50~60명이 참여했다. 최 프로는 "MD만 4명, 디자이너는 남녀를 합쳐 약 10명 정도가 투입됐고, 전체적으로는 50~60명이 동시에 움직였다"며 "진행 속도가 빠를수록 개인 역량보다 팀워크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1차와 2차 상품의 전략도 달랐다. 최 프로는 "1차 상품의 경우 고객분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티셔츠와 후드류를 주로 출시해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며 "2차 상품의 경우 케데헌 IP를 활용해 에잇세컨즈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을 담당한 이수현 프로는 "이번 협업에서는 캐릭터를 그대로 실사화한 아이템과, 케데헌 전체 세계관과 무드에서 영감을 받아 패션적으로 재해석한 아이템을 병행했다"며 "헌트릭스가 실존한다면 어떤 옷을 입을지를 계속 상상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가 애정을 들여 만든 아이템은 파자마 세트다. 그는 "애니메이션 속에서 루미·미라·조이가 편안한 복장으로 쉬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파자마는 팬과 일반 고객 모두에게 진입 장벽이 낮은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며 "수면지 원단에 캐릭터 디테일을 구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파자마는 이번 협업 제품 중 판매 '1등'으로 꼽힌다.

사진 5. 에잇세컨즈 X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상품 화보
에잇세컨즈 X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상품 화보./삼성물산
액세서리도 거울, 키링 등 일부 제품은 리오더를 검토할 만큼 빠른 판매 속도를 보였다. 이 프로는 "노리개를 연상시키는 한국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부담 없이 '이지 픽업'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최 프로는 "2차 몇몇 상품은 출시 직후 품절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며 "아시아부터 서양권을 가리지 않고 해외 고객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성수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일평균 약 1800명이 방문했고, 전체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최 프로는 "케데헌 협업 이후 기존 매장에서도 외국인 방문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국내 프로젝트였지만 글로벌 반응을 체감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에잇세컨즈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IP 전략을 한층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최 프로는 "누구나 알 만한 IP와의 협업과, 민주킴 사례처럼 패션 브랜드 협업을 병행하는 전략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P 협업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에잇세컨즈가 어떤 브랜드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언어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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