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구조 속 비용 부담, LS전선에 집중됐다는 평가
Ls 전기차 전략에 브실자산 떠안은 ls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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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추진해 온 전기차·해외 생산 거점 확대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그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LS전선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이 자회사 LSEV코리아 지분을 비싸게 떠안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LS전선 측에 따르면 지난해 7월 LSEV코리아는 순이익 요건을 면제받는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일명 '테슬라 요건')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상장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인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의무 보유 확약(락업)에 응하지 않으면서 상장이 무산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S전선 관계자는 "당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사모펀드가 락업을 해 주지 않으면서 상장이 성사되지 못했다"며 "이후 케이스톤파트너스가 계약상 보유한 투자금 회수 권리를 행사하면서 지분 매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장 실패의 책임을 사모펀드에만 돌리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은 사모펀드의 락업 여부가 사실상 성패를 좌우하는 구조인 만큼, 상장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IPO를 추진한 전략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장 무산 이후 투자 구조는 사모펀드의 이익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재편됐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2020년 LS전선의 폴란드 전기차 부품 법인(LS EV Poland)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추가로 100억원을 투입해 총 4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계약에는 상장 실패 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등 강한 투자자 보호 조항이 포함돼 있어 사모펀드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후 상장이 무산되면서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보유하던 폴란드 법인 지분 50%는 LSEV코리아 지분 약 16%와 맞교환됐고, 이를 통해 케이스톤파트너스는 LSEV코리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LS전선 측은 "매입가는 케이스톤의 투자금 평가액에 연 4~5%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적용한 금액"이라며 과도한 웃돈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LSEV코리아 지분 가치는 올해 초 기준 약 400억원으로 평가됐다. 계약 구조에 따라 케이스톤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되면서 LS전선이 해당 지분을 현금으로 매입하는 수순이 이어졌다. LS전선은 지난 5일 케이브이스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PEF 케이스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가 보유한 LSEV코리아 지분 16%(861만8832주)를 약 489억2000만원에 전량 매입했다. LS전선이 LS이브이코리아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LS전선은 매입 가격이 과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케이스톤파트너스의 투자금 400억원에 연 4~5%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적용한 금액"이라며 "케이스톤파트너스가 2020년 투자에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연간 15억~20억원가량의 이자가 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케이스톤파트너스의 실질적인 투자금액은 당초 LSEV폴란드 지분 투자에 들어갔던 300억원이다.
결과적으로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초기 투자 300억원에서 최종 회수 489억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약 189억원, 수익률 기준 60%가 넘는 차익을 거뒀다. 지분 교환 시점 기준으로만 봐도 약 1년 반 만에 22%(약 90억원)에 달하는 단기 수익을 실현한 셈이다. 반면 비용을 부담하게 된 LS전선은 2023년 182억원, 2024년 3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자회사 지분을 웃돈을 얹어 되사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자은 회장의 공격적인 전기차 확장 전략이 결과적으로 그룹 핵심 자회상에 비용 부담을 키우고 리스크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 투자를 유치했지만 사모펀드는 수익을 실현한 반면 비용 부담은 모회사인 LS전선에 집중되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사모펀드가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이자, 동시에 모회사가 불리한 계약 구조를 끝까지 안고 간 결과"라며 "사모펀드의 엑시트 전략과 이를 수용한 모회사의 상장전략이 실패하면서, 최종적인 비용 부담이 LS전선으로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LS전선 관계자는 "그룹의 전기차 전략과는 무관하며 케이스톤이 계약상 보유한 풋옵션을 행사함에 따라 이뤄진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