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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성골’ 박윤영표 리더십 기대… 전문성·조직 안정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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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2. 17. 18:02

해킹 수습 등 내부안정 카드로 제격
탈통신 체질개선 등 업무 역량 신뢰
기업가치 제고·AI 수익화는 숙제로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된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을 두고 그룹 안팎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곳곳에서 제기됐던 정치적 외풍 우려를 불식시키고, 3년만에 내부 출신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면서다. 무단 소액결제 피해 등 수습해야 할 이슈들 앞에서 외부 보안전문가 등이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박 전 사장의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실무 역량은 물론, 조직 문화 등 내부 사정에도 능통하단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무난한 바톤 교체가 점쳐지는 가운데 그룹 안팎에선 올해 흔들렸던 기업가치 제고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17일 KT에 따르면 전날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 된 박윤영 전 사장은 30년 이상 KT에 몸 담았던 이른 바 'KT 성골'이다. KT가 내부 출신 CEO를 맞는 건 2023년 자진 사퇴한 구현모 전 CEO 이후 약 3년 만이다.

박 전 사장은 지난 몇 년간 KT 차기 대표이사 선정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2019년 황창규 전 CEO의 후임 자리를 놓고 구 전 CEO와 경쟁한 바 있으며, 2023년에도 차기 대표이사 숏리스트 3인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역대 CEO들과 막판까지 경합을 펼쳤던 만큼 '준비된 CEO'란 평가를 받아왔단 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1992년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한 그는 KT컨버전스 연구소장,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 등 B2B와 신사업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20년에는 핵심 국정과제였던 '한국판 뉴딜' 사업과 관련, 2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한 TF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KT 계열사 관계자는 "통상 KT는 여러 외풍 논란을 겪으면서 내부 출신 CEO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 데다, 박 전 사장의 경우 재임 기간 '탈통신' 영역으로의 체질개선을 주도하는 등 뛰어난 업무 역량으로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아왔다"며 "그룹 살림살이나 노사 관계, 조직 문화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도 평판이 좋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 전 사장은 2019년 차기 대표이사 후보 면접 과정에서도 B2B 사업 성과 등에 힘입어 서류전형과 면접을 합한 점수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의 KT 라운지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받은 것도 박 전 사장에 대한 그룹 내 높은 신뢰도를 방증한다. KT 직원 1만명 이상이 조합원으로 있는 KT노조(제1노조)도 이사회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노조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외풍에서 자유롭고 통신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하며, 구성원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식 취임까지 3개월 가량 남았지만, 벌써부터 당면 과제 해결 능력에 관심이 모인다. 올해 7월 6만원에 달했던 KT 주가는 8월부터 불거진 개인정보유출 사태에 따라 5만원 초중반대를 오가고 있다. 미래 먹거리 측면에서도 'AI 수익화'가 시급한 상태다.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훌쩍 넘는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지만, 이는 상반기 발생한 부동산 분양 이익 영향이 컸다. 올해 1~3분기 AI·IT 매출은 약 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박윤영 후보의 최종 선정은 KT가 '기술 이해력과 실행 경험'을 CEO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단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이제 중요한 건 AI 기업 전환 및 고객 신뢰 회복 등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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