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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폰’ 고심 커진 삼성전자…가격 인상·라인업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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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2. 19. 16:48

2026-Smartphone-Shipment-Forecasts-Revised-Down-as-Memory-Shortage-Drives-BoM-Costs-Up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공략의 핵심 축으로 삼았던 중저가폰 판매 전략을 두고 고심이 깊어졌다. 전세계적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메모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탓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도 메모리 가격 급등이 예상되면서 중저가폰 가격 인상과 라인업 조정이 불가피해졌지만, 자칫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에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폰에서 메모리는 연산 속도와 저장공간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여겨지는데, AI 열풍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신 생성형 AI를 위한 메모리 솔루션 보고서'를 보면 메모리 가격은 내년 2분기까지 최대 40% 인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스마트폰 부품 원가(BoM)도 10%대 가격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현재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200달러 이하 저가형 시장으로, 연초 이후 BoM이 20~30% 상승했다"며 "중·고가 시장 역시 10~15% 수준의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3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17%로 애플(43%)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다만 애플에 비해 중저가폰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출하량 점유율로는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워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문제는 원가 부담이다. 통상 중저가폰은 플래그십폰 대비 낮은 수익성에도 물량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사업이 유지돼왔지만, 메모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 같은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단 게 업계 설명이다. 이에 일부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인 상태다. 중저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샤오미, 비보 등 중국 브랜드들이 대표적이다. 샤오미의 경우 올해 10월 출시한 중저가폰 '레드미 K90'을 전작 대비 6만원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판매 중인 갤럭시A 시리즈의 가격을 소폭 인상한다.

출고가 인상이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거론되지만, 중저가폰의 가격 경쟁력이 무색해질 수 있단 점에서 이 같은 전략을 확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원가 절감을 위해 성능 개선을 타협하거나 낮은 가격대 제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축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왕양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저가 가격대에서 스마트폰 가격의 급격한 인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사이에서 조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업체들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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