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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독 된 中 독생자 정책, 부모 노후 문제 급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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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21. 14:23

지난 세기 70년대 말 본격 시작
한국처럼 기가 막힌 정책 평가
하지만 부모들 노령화로 상황 반전
노인
베이징 교외인 미윈(密雲)구에 소재한 한 공원의 노인들. 독생자 자녀들을 둔 경우가 대부분일 가능성이 높으나 돌봄은 잘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칭녠바오.
지난 1979년부터 본격 추진된 이후 40여 년 동안 실시됐던 중국의 이른바 독생자(한자녀) 출산 정책이 지금은 완전히 국가 존립조차 위태롭게 만들 최악의 독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인들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독생자만 출산해야 했던 지난 세기 50년대생 이후 세대들의 노후 문제 등이 이제는 해결이 상당히 어려운 사회, 경제적 현안으로 급부상한 탓이다.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한 자녀 인구 정책은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완전히 '신의 한 수'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를 내걸었던 한국처럼 산아 제한에 대성공했다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적정한 인구도 국가 경쟁력으로 치부되던 금세기 들어서면서부터 얘기는 많이 달라지게 된다. 독생자 정책의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이때를 전후해 사회과학원 등의 각종 연구 기관들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G1이 되려는 야심을 실현하려면 14억 명의 인구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는 했다. 독생자 정책을 계속 밀고나갈 경우 머지 않은 장래에 인구 폭감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설 역시 대두했다. 급기야 중국 당국은 2013년 부랴부랴 독생자 정책을 완화한 후 2019년에는 완전 폐지했다. 중앙과 지방 정부의 인구 정책 관련 부처들 역시 거의 대부분 없애버렸다. 대신 두 자녀 이상 낳으라고 독려하는 홍보에는 적극 나섰다.

하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고 할 수 있었다. 문화 비평가인 런민(人民)대학의 마샹우(馬相武) 교수가 "이미 하나만 낳는 것이 사회적 불문율이 됐다. 어느 가정에서 두 자녀 이상을 갖는다는 것은 아주 희귀한 케이스가 됐다. 국가 경쟁력이 우려된다"면서 한탄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40여 년 동안 실시한 독생자 정책의 부정적 후폭풍은 벌써 불고 있다. 2∼3년 내로 인구가 14억 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의 자리를 인도에게 내줄 것이라는 비관론을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자연스럽게 국가 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비관적인 것은 현재 최고 50세 가까운 중년까지 된 독생자들의 부모들이 이제 노후를 생각할 나이가 됐거나 곧 될 것임에도 상황이 평균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예컨대 이중 가장 고령층에 속할 지난 세기 50년대 생들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자녀의 돌봄이 필요하나 실제로 이런 행복한 케이스는 상당히 드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히려 이보다는 외벌이 가정의 외동 아들이 부모와 장인, 장모의 수발까지 해야 하는 황당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더 많다고 한다.

60년대와 70년대 생 부모들 역시 시간이 흘러가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때 만약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보장의 대상이 아닐 경우인데도 자녀의 능력이 모자란다면 현실은 완전히 처참해진다. 사회, 경제적으로 대혼란 상황이 도래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내수 침체와 전국 대부분 가정들의 자산 축소 등으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불과 6년 전까지 40여 년을 이어온 중국의 독생자 정책이 이제 '신의 한 수'가 아닌 '통한의 패착'이 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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