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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당국 러시아 비공개 접촉…미중정상회담 전 대화 실마리 풀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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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12. 21. 16:24

교착상태 빠진 북한과 대화 국면 열기 위해 러시아 우회 전략
미중 정상회담 전 북미대화 재개 국면 마련 위해 정부 총력
한러 외교장관회담(9.26)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올 9월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참석 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외교부
우리 외교당국이 북한과 관계개선과 북핵문제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러시아 외교당국과 비공개로 접촉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다시 열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우회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당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 변화될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비해 러시아와 전후 관계개선, 북핵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외교부의 북핵 관련 당국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비공개로 방문해 러시아측 북핵 당국자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북핵 당국자가 만난 건 지난해 10월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한러관계가 크게 악화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만 조현 외교장관이 취임하고 올 9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참석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교장관과 한 차례 한러 간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번 한러 간 북핵 당국자의 접촉은 이재명 정부가 남북 간 신뢰회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명분과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러-우 전쟁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는 등 북한이 체면을 손상하지 않고 대화 국면으로 복귀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줄 유일한 국가라는 평가가 있다. 또 미국과도 직접 협상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낼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정부가 내년 4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이전에 북미대화를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이번 러시아 접촉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전에 '북미대화'의 재개 국면을 형성하기 위해 러시아를 통한 대화 실마리 찾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미중 정상회담은 미중 전략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가늠하는 분수령인 만큼 무역·기술·양안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북핵 문제는 양국의 핵심 이해가 직접 충돌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이 경우 우리 정부는 한국이 한반도 문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2018~2019년 싱가포르·하노이 북미대화에서 정부가 주변화됐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외교당국은 러-우 전쟁 종전 논의 진전시 러시아도 국제무대 복귀를 위해 한반도 문제에서 건설적 역할을 할 유인이 커지는 만큼 종전 이후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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