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여파에 환율까지 '이중고'
현금 확충·외화 민감도 낮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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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저비용항공사) 1위로 꼽히는 제주항공은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1년 전 무안공항 사고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버텨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우선 3개월 만에 현금을 900억원 가량 확충하며 재무체력을 챙기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항공기를 빌리는 대신 직접 구매해 환율 민감도를 낮추겠단 방침이다.
22일 증권가 예측을 종합하면 제주항공은 올해 4분기 약 30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5개 분기 연속 영업익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회사가 1년 내내 분기 영업익 적자를 내는 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환율이 꼽힌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여행수요는 줄고 달러로 지불하는 각종 운영비 부담은 증가한다. 최근 환율은 1500원 가까이 치솟아, 연말은 물론 다음해까지 실적 반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사는 고환율 부담을 버텨낼 중장기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우선 현금성 자산을 늘려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256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900억원 가량 급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약 100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장기적으로는 환율 민감도를 낮춰 재무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환율이 5% 오를 때 회사의 세전순이익과 자본은 290억원 감소한다. 이날 환율(약 1480원)은 3분기 말인 9월 30일 환율(1406원)에 비해 5% 증가했으니, 제주항공은 4분기 들어 290억원의 재무 타격을 입은 셈이다. 전년 동기 같은 조건일 때 213억원이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환율 민감도가 높아졌다.
제주항공은 새 항공기를 빌리는 대신 직접 구매해 외화 민감도를 줄여갈 계획이다. 초기 비용 부담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에 비해 12% 수준의 원가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사는 안정성 제고와 고객 편의 증대를 위해 현재 13세 수준인 평균 기령을 2030년까지 5세 이하로 줄일 예정"이라면서 "외부 환경을 고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할 수 있지만, 항공기 직접 구매로 실적 안정을 노린다는 장기 계획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