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S 스마트카메라 1위 기술력 확보
디지털 콕핏과 통합으로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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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ZF의 ADAS 사업 인수 규모는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다. 조 단위 인수 사례로는 2017년 하만(약 9조3400억원)과 올해 공조 전문업체 플랙트그룹(약 2조4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다. 인수 절차는 내년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ZF는 1915년 독일에서 시작해 10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이다. ADAS를 비롯해 변속기, 섀시, 전기차 구동 부품 등 폭넓은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이 인수하는 ADAS 사업부문에선 25년 이상의 업력을 기반으로 전세계 ADAS 스마트 카메라 1위 입지를 확보한 상태다.
하만은 ZF의 ADAS 사업 인수를 통해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인 ADAS 기술과 제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자동차는 IT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SDV(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발전하며,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 빠르게 전환되는 자동차 트랜드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올해 62조60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12%씩 성장, 10년 뒤인 2035년에는 189조3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디지털 콕핏과 자동차 오디오 등에서 입지를 다져왔던 하만은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2017년 7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2017년 6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1조3000억원까지 오르며 그룹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기술 시너지를 통해 2030년 200억 달러(약 29조6800억원) 이상의 전장·오디오 매출을 내겠단 구상이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는 "ADAS 사업을 하만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기술 변곡점에 있는 전장 시장에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며 "하만의 전장 분야 전문성과 삼성의 IT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자동차 업체들의 SDV 및 차세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전환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대규모 M&A(인수합병)가 이어지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공조, 전장, 오디오, 디지털 헬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M&A를 단행하며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 상태다. 이 회장 특유의 '광폭 세일즈'가 결정적 역할을 했단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이 회장의 공식 출장 횟수만 17차례 이상이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컨트롤타워격인 사업지원실 산하에 M&A 전담 조직을 꾸린 데다 최근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내년도 사업전략 구상에 나선 만큼 굵직한 M&A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단 기대감도 높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를 둘러쌌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걷히면서 이재용 회장만의 차별화된 뉴삼성 비전 구현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goodcm87@















